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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아우디·벤츠 비켜라 … 재규어의 도전,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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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는 연비 좋은 디젤 엔진에서 고성능에 이르는 다양한 엔진 투입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까지 잡아낸다. [사진 재규어코리아]

재규어 XF는 연비 좋은 디젤 엔진에서 고성능에 이르는 다양한 엔진 투입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까지 잡아낸다. [사진 재규어코리아]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것은 독일 3사다. 특히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 아우디 A6의 월 평균 판매대수는 1000대를 훌쩍 넘는다. 이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바로 재규어의 XF 시리즈다. 재규어는 판매량은 적을지 몰라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브랜드고, 재규어만을 고집하는 마니아도 많다. XF는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각기 다른 엔진이 조합된 XF가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4종의 모델을 한자리에 모았다.

재규어 XF에는 운전자의 체형에 맞춰 10개 방향으로 작동하는 시트가 장비된다. 사운드 시스템은 11개의 스피커를 갖춘 메리디안(Meridian) 제품으로 웅장한 사운드가 일품이다. 변속을 위한 다이얼을 재규어와 랜드로버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디자인=지금의 XF는 2011년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모델이다. 기존의 둥글던 헤드램프를 날카롭게 변화시켜 날렵한 느낌을 준 것도 특징이다. 재규어를 상징하는 ‘J’자를 본 딴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도 더해졌다.

4대의 XF가 모였지만 각 모델간 디자인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과 배기구 모습이 조금 다른 구성을 보여줄 뿐이다. 스포티한 전면부도 멋스럽지만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 실루엣도 좋다. 후면부는 영국의 스포츠카 중 하나인 애스턴마틴과 흡사한 모습이다. 실제 XF의 디자이너는 포드를 비롯해 애스턴마틴에서 활동한 바 있다.

XF는 전체 길이 4960㎜와 1875㎜의 너비, 1460㎜의 높이를 갖춘 차체를 갖고 있다. 길이와 너비만 따지면 경쟁모델인 5시리즈와 E클래스, A6보다도 큰 수준이다. 앞·뒤 차축 간 거리인 휠 베이스도 2910㎜ 수준으로 벤츠 E클래스보다 길다. 또한 엔진 후드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경량화에 대한 노력도 더했다.

고성능 모델인 XFR은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범퍼의 공기 흡입구를 한껏 키웠고 20인치 크기의 대형 휠도 기본으로 달았다. 4개의 원형 배기구를 통해 8기통 엔진의 멋스러운 사운드를 부각하기도 했다.

◆인테리어=XF의 실내서도 재규어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원목과 금속 장식을 적절하게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모든 모델에 쉬프트 패들을 기본 장착시켰다. 원형 다이얼의 모습을 한 기어 레버는 조작이 쉽다. 시동이 켜지면 솟아오르기 때문에 차가 운전자를 반기는 듯한 인상도 준다. 모델에 따라 다이내믹 버튼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동식으로 여닫히는 송풍구도 XF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런 구성 요소 덕분에 경쟁 모델에 비해 훨씬 첨단이라는 느낌도 생긴다.

사운드 시스템은 메리디안(Meridian) 제품으로 11개의 스피커를 갖췄다. 앞면 중앙부의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7인치 사이즈를 갖고 있다. 시트도 10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탑승자 체형에 따른 조절이 쉽다. 트렁크 공간은 500L 수준으로 동급 독일산 경쟁모델을 넘어선다.

고성능 XFR의 실내는 다크오크나무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극세사 섬유인 알칸타라를 활용해 스포티한 분위기도 더했다. 18방향으로 조작 가능한 스포츠 시트가 적용되며 스피커 개수도 17개로 늘었다.

재규어 XF는 동급 모델 대비 큰 차체를 갖고 있다. 재규어를 뜻하는 J자 형상의 주간 라이트를 장착했고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엔진 후드를 달아 경량화도 꾀했다.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뒷모습을 갖췄고 동급 최고 수준인 500리터 트렁크 공간이 자랑이다.

3.0 디젤 240마력 넉넉한 힘, 부드럽게 가속

먼저 시승한 모델은 XF라인업의 중심인 3.0 디젤이다. 이 엔진은 240마력과 51㎏·m의 토크를 낸다. 강력한 토크 덕분에 초기 발진부터 두둑한 가속력이 나와 좋다. 디젤이지만 엔진 회전 질감이 부드럽다.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도 역시 낮은 편이다. 18인치 휠과 245㎜ 너비의 타이어를 사용한 덕분에 코너링 성능도 충분하다. 서스펜션도 부드러움과 주행성능 사이에서 적절히 타협해 냈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로 부드러우면서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다이내믹 모드를 활성화하면 수동변속기처럼 운전자가 원하는 기어 단수로 고정해 운전할 수 있다. 승차감을 포함한 주행성능도 만족스러웠다.

2.2 디젤 상급 모델과 동일한 편의장비 갖춰

2.2 디젤은 XF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적절한 성능과 연비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2.2 디젤 엔진은 200마력과 45.9㎏·m의 토크를 갖는다. 경쟁사들이 170~190마력 내외의 성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치적으로 비교한다면 204마력의 성능을 내는 벤츠 250 CDI 엔진과 비교될 만 하다.

배기량 대비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는 만큼 주행 때 느껴지는 무난한 성능이 눈에 띈다. 여기에 3.0 디젤과 같은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적용해 코너링 성능도 높였다. 8단 자동변속기와 쉬프트 패들도 갖춰져 있어 운전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2.2 디젤은 등급상 3.0 모델 대비 낮은 위치에 있지만 엔진만 작아졌을 뿐 일부 구성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동일하게 탑재됐다. 동급 디젤 경쟁모델보다 높은 출력도 경쟁력이지만 주행 감각서도 부족함이 없어 대중에게 무난한 선택이 될 듯 싶다. 또한 XF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2.0 가솔린 터보 진동·소음 적어 정숙한 승차감

엔진의 배기량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다운사이징 트렌드가 XF에도 전해졌다. 주인공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 터보차저가 결합된 2.0 엔진은 240마력과 34.7㎏·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L당 120마력의 출력을 내는 만큼 수치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경쟁력도 충분하다.

성능을 떠나 고급스러운 주행감각과 정숙성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디젤 엔진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지만 아직 소음과 진동 부분서 가솔린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정숙성과 승차감에 초점을 맞춰 고급 중형세단을 선택하는 운전자라면 XF 2.0 가솔린의 경쟁력이 더 커지게 된다.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최대 토크는 디젤에 비해 낮지만 넓은 회전 영역에 걸쳐 분포된 마력과 토크가 꾸준히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과 진동의 축소는 장거리주행 때의 피로감도 덜어준다.

휠은 17인치 사이즈다. 타이어도 235㎜ 너비를 갖고 있다. 때문에 다른 모델 대비 코너링 성능서 불리했지만 편안한 승차감이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변속기도 타모델과 같은 8단 자동이지만 각 단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더 매끄러웠다. 디젤이 갖지 못한 정숙성과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내세운다는 점이 XF 2.0 가솔린의 가장 큰 장점이다.

XFR 5.0 8기통 5L 엔진, 배기음부터 달라

고성능 세단으로 대표되는 BMW M5, 메르세데스 벤츠 E63 AM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재규어의 고성능 모델 R이다. V8 5.0L 가솔린 엔진에 슈퍼차저 과급기를 추가해 510마력과 63.8㎏·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한 XFR-S도 있다. 이 차는 550마력과 69.3㎏·m의 토크를 갖고 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뿜어지는 배기음색은 다른 XF들과 확연히 달랐다. 공차중량이 2t에 육박하지만 가속만큼은 가뿐하다. XFR의 엔진 성능을 전문 계측장비에 올려 측정한 결과 모든 영역에서 50~55㎏·m 이상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성능은 실질적으로 휠을 구동해 측정한 성능으로 구동 손실을 모두 포함한 순수 성능이다.

XFR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라는 이름의 전용 서스펜션이 탑재된다. 500분의 1초 단위로 서스펜션의 단단하고 무른 정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성능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한 덕분에 제동력도 믿음직하다.

◆XF 성능 비교=4대의 XF를 이끌고 태백에 위치한 자동차 경주장을 찾았다. 본격적인 성능 시험을 위해서다. 먼저 가속력을 테스트했다. 태백 경기장은 직선주로가 오르막 구성돼 있다. 4대의 모델이 달린 결과, 가장 인상적이 것은 XFR의 가속력이었다. 80m를 조금 넘어서는 거리 안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성능을 뽐냈기 때문이다. 2.0 가솔린 모델의 선전도 눈에 띈다. 넓은 영역에 분포된 마력과 토크 활용 덕분이다.

두번째 시험은 트랙을 한바퀴 돌았을 때의 최고 기록 측정이다. 여기서도 XFR은 엄청난 기량 차이를 보였다. 또한 트랙 내에서의 최고속도 230㎞/h를 기록하기도 했다. 3.0 디젤의 성능도 발군이었다. 기록으로 본다면 510마력의 XFR과 2.2 디젤의 중간 정도 성능이다.

2.0 가솔린과 2.2 디젤간의 승부는 가솔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기록에서도 약 1초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최고속도에서도 10㎞/h 이상 앞섰다. 트랙 테스트 결과 XFR이 가장 빠른 기록을 냈으며 이후 3.0 디젤, 2.0 가솔린, 2.2 디젤 순으로 이어졌다.

트랙 테스트에서 2.2 디젤은 뒷줄로 밀렸다. 하지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비 대결이 남았다. 연비 테스트는 고·저 차이가 심한 중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평지로 구성된 다른 고속도로 대비 험난한 환경이다. 태백까지 이어지는 국도의 오르막 코스도 달렸다. 연비만큼은 2.2 디젤의 경쟁력이 확실히 높았다. 3.0 디젤도 배기량 대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XFR도 슈퍼카급 모델로는 제법 괜찮은 연비를 보여줬다.

◆총평=럭셔리 중형 세단은 시장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다. 재규어 XF는 아직 도전자의 입장이다. 하지만 쟁쟁한 경쟁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확실한 개성과 차별화된 구성을 담아내고 있다. 또 엔진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2.2 디젤은 경제성, 3.0 디젤은 탄탄한 성능에 경제성까지 버무렸다. 2.0 가솔린 터보는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이점이 크다. XFR은 막강한 성능을 앞세워 XF의 이미지 리더 역할까지 담당한다. 또 4륜구동이 탑재된 3.0 가솔린 엔진이나 XFR을 능가하는 XFR-S를 선택할 수도 있다. 재규어 XF 비교 시승 영상을 오토뷰(www.autoview.co.kr)에서 볼 수 있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김기태 PD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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