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앞서간 뮤지션, 앞서 떠난 'X세대' 의 아이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년 전, 스물 세 살 신해철은 이렇게 노래했다.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가는 순간인 것을. 영원히 함께 할 내일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되어.”(2집 ‘마이셀프’ 중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그리고 올해, 두 아이의 아빠이자 암투병을 했던 한 여자의 남편이 된 그의 노래는 이랬다. “다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내 소중한 사람아. 그것만은 대신 해 줄 수도 없어. 아프지 말아요 그거면 돼. 난 너만 있으면 돼”(‘리부트 마이셀프’ 마지막 곡 ‘단 하나의 약속’)
그는 록, 재즈, 국악, 그리고 한국어 랩까지 두루 선보이며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으로서 서태지와 함께 1990년대 대중음악을 풍요롭게 만들었던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사회를 향한 발언에 적극적이었던 소셜테이너이기도 했다. 27일 그는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한 ‘X세대’보다 앞서 영원으로 떠났다. 46세.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무한궤도, 1989)로 시작한 30건의 앨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1993), ‘정글스토리’(1996)를 비롯한 8건의 영화음악 등이 그가 남긴 문화적 유산이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신해철(1968.5.6∼2014.10.27)

1968 서울생, 영훈초-중동중-보성고 졸업 후 서강대 철학과 입학(중퇴)
1988 MBC 대학가요제 밴드 ‘무한궤도’의 보컬로 출천, ‘그대에게’로 대상 받으며 데뷔.
1989년 첫 앨범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냈지만 대마초 흡연 등의 부침 겪으며 ‘무한궤도’ 해체.
1990 솔로앨범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MBC 10대 가수상, KBS 올해의 가요상, 제1회 서울가요대상 신인상, 골든디스크상
1991 ‘재즈카페’‘내 마음 깊은 곳의 너’로 이름난 2집 앨범 ‘Myself’
1992 그룹 ‘넥스트(N.EX.T: New EXperimental Team)’ 결성.
1993 ‘도시인’‘인형의 기사’가 있는 1집 ‘Home’.
1994 ‘날아라 병아리’의 2집 ‘The Being’, 넥스트는 후에 4집 ‘Lazenca’(1997)까지 내고 해산.
2000 그룹 ‘비트겐슈타인’ 결성.
2003 ‘넥스트’ 재결성.
2005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조연 출연을 시작으로 ‘신해철의 데미지’, ‘안티 vs. 스타’ MC 등으로 방송 활동.
2014년 앨범 ‘I Want It All’‘Reboot Myself’.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