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는 길] 수시 1학기 전략 - ⑤ 과학 문제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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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식으로 치러지는 수능 과학에 비해 논술이나 심층면접 형태로 출제되는 대학별 고사의 과학 문제들은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요구하는 원리 이해의 수준이 수능에 비해 높을 뿐만 아니라 결론을 이끌어내는 논리 전개과정이 직접적인 평가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답만 내면 된다'는 식의 습관으로는 대비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근에는 여러 대학에서 이과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의 여러 영역과 수학 등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르는 논술 시험을 치르고 있어 수험생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한 것이다. 과학과 수학의 본령이 그 원리 이해와 논리적 추론과정에 있다고 할 때, 최근의 이과 논술 시험은 객관식 수능 시험에 비해 학생들의 과학.수학적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과 관련된 논술 제시문 주제들을 보면 그 내용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로 과학과 관련된 인식론적.철학적 주제를 다룬 경우가 있고(중앙대), 둘째로 교과과정에서 다뤄지는 과학적 방법이나 지식을 서술한 경우가 있으며(경희대.동국대.성균관대), 셋째로 교과과정 이외의 자연현상이나 과학적 지식을 다룬 경우가 있다(서강대. 중앙대).

문제의 유형 또한 몇 가지로 분류 가능하다. 첫째로 제시문을 주고 요약하거나 해석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동국대), 둘째로 제시문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묻는 문제(서강대), 셋째로 주어진 자료에 과학.수학적 원리를 엄밀하게 적용하여 계산 또는 해석을 요구하는 문제(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경희대) 등이 출제된다. 대체로 여러 유형에 걸쳐 복수의 문제를 출제하는데, 특히 경희대의 경우 총 1000자 내외의 비교적 긴 논술문을 요구하는 문제가 포함된다.

주의할 점은, 출제된 제시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문으로 되어 있으며 특히 경희대와 성균관대는 100% 영문이라는 점이다. 제시문의 길이 또한 상당히 길다. 이과생들의 경우 수능 영어 등을 준비하기 위해 일반적인 지문의 독해 훈련은 해보았겠지만, 본격적인 수학이나 자연과학적 내용을 담은 지문은 거의 다뤄보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기본적인 수학.자연과학.컴퓨터 및 정보과학 용어들은 꼭 영어로 정리해둬야 한다. 이화여대.숙명여대 등은 논술이 아니라 심층면접의 형태로 영문에 대한 해석과 자신의 견해를 묻는 문제를 출제해왔다.

또한 과학 논술 제시문들 중 상당수가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철학적 논의들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과학을 주제로 한 다양한 글들을 통해 이러한 논의들의 지형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 등 최근 신문지상에 오르내린 과학적 성과나 의제들을 미리 검색하여 정리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 범 <프리 에듀넷 대표 강남구청 수능방송 과학탐구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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