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지중해풍에 물든 여름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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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동이를 머리에 인 무용수가 1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야외공연장에서 튀니지 민속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북아프리카의 '감춰진 보석' 튀니지의 선율이 서울 여름밤을 수놓았다. 아랍풍과 지중해풍이 어우러진 춤과 음악, 그리고 음식이 오감을 즐겁게 했다. 이날 행사의 제목인 '튀니지의 꿈.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17일 저녁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의 야외공연장인 하늘극장에서 여성으로만 구성된 아랍음악 연주단 '엘 아지페트'와 튀니지 남부 카세린 지방의 민속공연단이 공연했다. 지난해 국립극장이 튀니지 카르타고 국제 페스티벌에서 '우루왕'을 공연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오스만 제란디 주한 튀니지 대사는 "튀니지인 8000여 명이 '우루왕' 공연을 관람해 큰 성공을 거뒀다"며 " 오늘은 한국인들이 튀니지의 매력에 흠뻑 빠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엘 아지페트는 남성 위주의 아랍 음악계에 도전장을 내밀어 실력으로 호평 받고 있다. 여성 지휘자인 아미나 스라르피는 바이올린을 켜면서 지휘하는 놀라운 솜씨를 보여줬다. 비파같이 생긴 '우드', 무릎에 놓고 켜는 하프 같은 '카눈', 꽃병 모양의 북 '다르부카' 등 전통악기에 피아노.바이올린.보컬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화음을 만들어냈다. 800명 이상이 공연을 즐겼다.

제란디 대사 부부는 공연에 앞서 튀니지 음식을 가득 차린 리셉션을 준비했다. 라자 제란디 대사부인은 "문화의 밤에 음식이 빠질 수 없는 법이지요"라며 "튀니지인들이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피타 빵에 고기와 야채를 넣은 '팔라펠 미니 샌드위치', 닭고기.감자.올리브 등으로 속을 채운 패스트리 '프리카세', 계란을 풀어 만든 '치즈 닭고기 타진' 등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오렌지 파운드 케이크, 대추야자 파이 등 후식도 인기였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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