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의 「문화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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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당부주석 등소평이 지휘하는 중공의 행정개혁, 오직퇴치운동은 중공군의 감축과 정예화라는 가장 어려운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 같다.
등과 호요방의 주류·개혁파는 5백만의 중공군을 4백만으로 줄이고 그러는 과정에서 60, 70대의 나이 많은 간부들을 퇴역시키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중공은「닉슨」의 중공방문이 실현된 10년전부터 문화혁명의 후유증처리와 「4대 근대화」노선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여왔기 때문에 그 노선의 하나인 중공군의 근대화를 위해서 노령간부들을 후퇴시키고 「인민해방군」에서 「국방군」으로 개편하는 일은 처음부터 예상되어왔다.
그러나 등의 대대적인 개혁은 중공의 지도층에서 문화혁명의 잔존세력을 일소하고 구미의 자본과 기술을 이용한 경제개발을 서두르는데 있어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권력투쟁의 색채가 짙기 때문에 등소평으로서는 정치도박을 하고있는 셈이다.
처음에 행정개혁과 부패퇴치운동이 시작되었을 때 중공건국이래의 당·정부·관리들의 나이와 특권이 우선문제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등자신이 78세의 고령이다. 그래서 그가 1월중순부터 한달이상 「휴양」을 하고 있을 때 등의 은퇴소문이 나돌기까지 했다.
그런 억측은 등이 다시 모습을 나타내어 정력적으로 개혁을 지휘하고 북경을 방문하는 외빈들을 만남으로써 사라지고, 개혁은 등소평체제를 강화·정착시키기 위한 「등소평의 문화혁명」의 본색을 드러내게 된것이다.
현재 중공의 지도층에서는 사실상 국가주석의 직무를 대항하며 서열이 등소평보다 위인 엽검영 전인대상무위원장이 화국봉지지세력들의 지원을 받아 등-호체제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중공군의 상층부는 현대전의 감각은 전혀 없이 모택동류의 게릴라전법에 집착하는 고령의 간부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은 등-호체제의 천적인 문화혁명의 잔존세력들과 부분적으로나마 이해를 같이하고 있어 중공군의 개혁없이는 전반적인 행정개혁이나 오직퇴치가 성공 할 수 없고 어쩌면 실용주의노선의 성패까지 거기 달려있다고 하겠다.
결국 행정개혁은 근대화 추진의 주역들인 주류파의 관료들을 요직에 배치하자는 것이고, 오직퇴치는 문혁파 잔존세력의 지위박탈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한때는 등의「유양」이 불가피할 만큼 반주류의 저항이 강력했던 것 같다. 「레이건」행정부가 자유중국에 최신형무기를 제공할 기세를 보여 실용주의자들의 입장이 궁지에 몰렸다. 상해코뮈니케발표 10주년을 맞는 지금 「레이건」행정부가 미국내의 친자유중국보수세력의 압력에 밀려 자유중국과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회복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등소평세력의 몰탁은 거의 확실한 것같이 보였다.
미국이나 중공 모두가 대소전략이라는 대국적인 입장에서 이 문제를 타협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제 방향을 찾아 주류파의 우위는 다시 안정된 것같다.
지금부터 관심의 초점은 중공군의 개혁이 큰 반발없이 실현되느냐다.
등·호일파는 이미 「인민전쟁」의 개념보다는 현대전에 중점을 두는 양득지(당군사위원회비서장), 장건 (중공군부참모장), 유화청(또한사람의부삼모장)등 50대의 간부들을 요소에 앉혀놓고 있다.
현재 전망으로는 등·호의 실용주의세력이 추진하는 개혁이 성공하여 구미일선진공업국가들과의 협력을 전게로 하는 중공의 문석개방정책이 안정된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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