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음악이 있었다"…데뷔 10년차 바비킴의 고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어느 날 거울을 들여다보는데 제 모습이 안 보였어요. 2004년 ‘고래의 꿈’ 이후에 10년 동안 달려왔거든요. 포기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결국 음악을 통해서 힘을 얻게 됐네요.”

바비 킴(41)의 솔로 정규 4집은 가수 생활 10년을 돌아보며 그린 자화상이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거울'은 그가 자신의 속내를 진심을 다해 털어놓은 곡이다. 한국어가 서툴어 작사를 하지 않았던 그가 처음으로 가사를 썼다. 가사는 이렇다. ‘얼마 전 한 친구를 하늘로 보냈고, 얼마 전 한 친구가 아이를 가졌고, 하루를 울다 웃어 버리네. 나의 멜로디 내 옆을 지켜줘. 다시 또 마이크를 잡고 소리 내뱉고 이제 약속해 우리 끝까지 가자고’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바비 킴은 “3년 전에 추락사고가 있었는데, 입원 기간동안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지난해엔 친구가 하늘로 떠났다. 정신적으로 쉬지 못하고 달려오면서 아팠고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새 앨범은 슬럼프를 치유한 결과물이다. 그래서인지 감정은 더 깊어졌고, 음악의 폭은 넓어졌다. 소울부터 발라드, 힙합, 팝, 디스코 등 다양한 장르를 12곡에 담아냈다.

“제가 욕심이 많아요. 한국에 온 지 20년째인데 가면 갈수록 한국적인 형태의 멜로디를 만들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힙합 그룹 ‘부가 킹즈’로 활동하면서 프로듀싱이나 작곡을 했기 때문에 힙합 바탕에 멜로디를 얹히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엔 멜로디가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타이틀곡 ‘사과’는 서정적인 건반과 트럼펫 연주 위에 바비킴 특유의 그루브 보컬이 얹혀진 쓸쓸한 노래다. 그의 술친구인 가수 이적이 가사를 썼다. 바비킴의 아버지인 김영근씨가 트럼펫 연주로 참여해 더 각별한 곡이다.

“아버지께서 ‘고래의 꿈’에도 연주를 해주셨어요. 의도하지 않았는데 두 곡 다 타이틀 곡이 됐죠. 어릴 적 아버지가 조명 아래서 트럼펫 연주를 하는 것을 보고 ‘빛나는 스타’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무대에 서는 스타가 되고 싶었죠.”

별이 되고 싶었던 아이의 이야기는 10번째 트랙 ‘스타’라는 곡에 실렸다. 그는 “요즘 철이 들어서 그런지 갈수록 멜로디나 곡의 흐름에 푹빠지는 것 같다”고 했다. 계절과 함께 한층 더 진해진 바비킴의 라이브는 12월 27~28일 콘서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바비킴&YB 합동 콘서트=12월 27~28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 예매는 10월 마지막 주 공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