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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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담배를 싫어할 권리』가 차츰 우리사회에서도 일반화하고 있다.
내달부터 「새마을」열차의 1호객차가 금연실로 지정되는 것도그 추세의 하나다.
담배는 피우는 사람에겐 즐겁지만 금연자에겐 큰 고통을 춘다. 단순히 고롱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건강상 심각한 위해를 준다. 그 점에서 ?연권의 보호는 문명사회의 당연한 현상이다. 정부가 끽연자를 줄이려고 하는 것은 그럴만하다.
최근 미국에선 그 경고문의 문구가 더욱 강해질 것 같다. 해적의 해골마크 그림을 넣어야한다는 캠페인도 있다.
하지만 담배회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5년간 없어졌던 TV·신문광고도 다시 나오고 있다. 성년끽연자는 줄고있지만 미성년끽연자는 더욱 늘고 있다.
그러나 ?연권보호 노력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금연의 해」로 정했던 80년3월에 우리나라에도 「금연석」이 마련되었었다. 고속버스 ,전세버스, 시외직행버스, 새마을열차, 국내선 항공기에 30%쯤의 금연석이 지정됐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유명무실한 제도였다.
구미의 「혐연권 보호」는 상당한 수춘에 있다. 우선 철도에서 끽연자와 금연자의 구별이 분명하며 비율도 거의 반반이다. 스위스에선 시트의 색깥조차 다르게 돼있다.
미국의 통근열차에선 거꾸로 5∼6칸중 단 한칸만 끽연이 허용된다.
비행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국항공은 전 좌석의 반이 금연식이지만 에어프랑스는 3분의2가 금연석이다. 유럽의 단거리노선들은 특히 금연석부터 매진된다.
소련국영항공 아에로폴로트도 올해 들어 모든 국내선에 대해 전면 금연을 실시하고 있다. 그건 소련에서 버스와 지하철에 실시되고 있는 금연조처의 확장적용이다.
그 때문에 애연가들은 모스크바에서 하바로프스크까지 8시간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하고 울상을 짓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50개주 중 30개주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공항로비, 병원대합실 등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법률로 정하고 있다.
금연이 도시전체에 거의 확대 적용되는 도시도 있다. 흑해연안에 있는 소련의 휴양도시 소치가 그곳이다. 의료시설에서 뿐 아니라 공공시설, 해변, 공원, 극장. 야외공연장 등이 모두 금연장소다. 그 때문에 단연을 결의한 헤비 스모커들도 이곳에 몰려오고 있다.
혐연권보호를 위한 법적규제도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의 담배중독대책법, 노르웨이의 담배법, 미국의 금연촉진계획 등이다. 모두 국민건강을 배려한 조치다.
62년 영국의 런던국립의사협회가 「끽연과 건강」이란 보고서에서 담배의 해독을 경고한 이후 2O년 동안에 이룩한 성과다.
그러나 법적 규제보다는 애연가의 자율 규제쪽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애연도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건 도덕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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