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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포만은 장수의 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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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업가 김모씨(47·서울 신당동)는 원래 지나치게 비만한 체구였으나 최근에 몰라보게 살이 빠진 대신 근육이 단단해졌다.
김씨는 1년 전만 해도 키l백72cm에 체중이 87kg이었고 약간의 고혈압 증세(최고혈압 1백50, 최저혈압 95)와 함께 혈중지질이 높다는 진단을 받고 있었다.
건강의 위협을 느낀 김씨는 비만이 건강·수명에 해를 끼친다는 의사의 말에 따라 체중을 줄이기로 마음먹었다.

<45세 이후 특히 조심>
김씨는 그 동안 사업관계로 1주일에 3∼4일은 술을 마셨고 음식도 마구 먹어 하루 3천 킬로칼로리 가까이 섭취했다. 그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1년 전부터 고혈압 치료와 함께 철저한 다이어트 식과 운동을 시작했다.
식단은 대체로 아침·점심에 밥 1공기 이내, 생선 1토막, 야채 1접시, 과일 1∼2개, 저녁에는 이에 약간의 살코기를 추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음식을 가감했고, 감식으로 허기가 심할 때는 식간에 우유나 과일로 보충했다. 칼로리는 하루에 1천8백∼2천 킬로칼로리를 섭취했다.
운동은 보통 조깅·줄넘기를, 여름에는 수영 등을 하루에 1시간 가량 했다.
체중은 1개월에 1kg을 빼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87kg이던 것을 현재 75kg까지 줄였다.
경희대 의대 유동준 박사는 체중이 표준체중보다 30%를 넘으면 사망률은 1.5배, 50%를 넘으면 2배로 증가한다고 말하고 45세가 넘어서 살이 찌는 것은 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박사에 따르면 미국 생명보험회사가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수십 년간에 걸친 체중과 수명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35세 남자로 체중이 78kg(표준신장인 1백73cm를 기준)이면 65kg내외인 남자에 비해 수명이 5년 이상 단축되고, 80kg 이상이면 10년 이상 단축된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

<심장에도 큰 부담>
성인병 예방협회장 노영민 박사는 40대 이상에서 비만해진 사람(표준 체중보다 10kg를 넘는 경우)은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당뇨병은 20배, 고혈압은 6배, 중풍은 3배, 심장병은 수배나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노박사는 미국의 경우, 표준체중보다 4.5kg 많으면 사망률은 8% 높아지고, 9kg 많으면 18%, 13.5kg 많으면 28%로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있다는 것.
유박사는 비만이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수명을 단축한다고 말했다.
즉, 비만한 사람은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중성지방 등이 많은 경향이 있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기 쉽다. 동맥경화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협심증·심근 경색증으로까지 악화돼 생명도 위협하게된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은 고혈압 증세가 나타나기 쉽고 췌장의 동맥이 경화되면 인슐린 생산에 장애를 초래, 당뇨병을 유발하게 된다.
노박사는 비만하면 심장에 부담이 많아지기 때문에 심장이 과로하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 몸에 지방 1kg이 증가하면 약 3kg의 모세혈관이 생겨야 한다는 계산이며 그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
배에 지방이 쌓여 두꺼워지면 복강안이 좁아져 변비·치질 등이 생기며 간장에 지방이 쌓이면 담석증을 일으키기 쉽고 췌장에 지방이 괴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에 부담을 주어 인슐린 분비가 원활히 되지 않아 당뇨병을 초래한다.
주부 장모씨(40·서울 돈암동)는 키 1백60cm로 79년10월에는 체중 78kg에 당뇨병 증세가 있었다.
장씨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1분에 1백20보씩을 걷는 걸음으로 40분∼l시간을 걷는다. 또 아침 식사로는 우유 1컵과 야채만을 먹고 점심·저녁식사 때도 밥은 1공기 이하로 줄이고 야채·해조류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등 식이요법을 시행했다.
장씨의 체중은 79년 말에 73kg으로 줄었고, 80년1월에 72kg, 2월 70kg, 4월 69kg, 10월에 68kg으로 줄어든 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체중을 더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장씨의 혈당치는 1백60mg에서 현재 1백10mg으로(정상 90∼l백mg) 떨어졌다.
그러나 체중을 줄이라고 해서 과소체중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근육을 중심으로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서울대 의대교수 김인달 박사가 작성한 한국인의 표준체중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자의 표준체중은 「신장×0.57-37」이며 여자는 「신장×0.56138」로 계산한다. 또 이보다 10%이상 20% 미만 무거우면 과체중, 20%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샤워정도가 적합>
유박사는 비만증을 치료하기 위해 식이요법·정신요법·운동요법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식이요법은 체중 1kg당 하루에 20∼25킬로칼로리를 섭취하되 함수탄소 50%·지방 30%·단백질 20% 비율로 하는 것. 식사 내용은 살코기와 생선의 흰쌀·우유와 녹황색의 과일·야채를 중심으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운동은 하루 1만보(6km)를 1시간 안에 걷는 것을 비롯, 뜀뛰기·줄넘기·뜀틀·자전거·탁구·테니스·수영·축구 등이 추천되고 있다.
사우나· 냉 온탕을 포함한 목욕은 수분을 땀으로 배출시켜 일시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효과는 있으나 목욕 후 음료수·간식 등을 먹어 체중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영구적 감량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유 박사는 밝혔다. 컨디션을 조절하는 목적이라면 매일 10여분씩의 샤워정도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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