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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늘고 경기뒷걸음|"하반기 5%성장" 주장에 "낙관말라"일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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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랜 불황과 싸워오던 기업인들도 마음이 달라졌다. 「레이건」의 경제정책이 결코 약속된 번영을 가져오지는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감세나 규제축소, 통화긴축, 연방정부의 지출삭감등 일련의 정책으로 올해중반부터 장기간의 경제성장이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업인들의 신뢰는 6개월전이나 l년전만큼 확고한 것은 못된다. 일부는 회의론자로 돌아섰다.

<4천억불이상 적자>
82년과 84년사이 미국의 재정적자는 4천억달러 이상이 될것이라는 사실이 「레이건」 정책에 더욱 의심을 품게했다. 「레이건」대통령은 적자폭을 매년 1천억달러씩 줄이겠다고 했지만 기업인들은 미더운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적자가 졔속되면 고금리로 경제활동도 계속 불황에 머무를 것이다. 금융긴축을 통한 인플레 억제정책과 이와 동시에 투자를 촉진하려는 정책사이의 충돌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레이건」정책이 실패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 지난 3년동안 그랬던 것처럼 우선 경기침체가 수년동안 더 계속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태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공황이나 턱없이 뛰어오르는 인플레가 될 것이라는등.
「레이건」정책에 의심을 품고있는 사람들은 기업경영에 신중을 기한다. 지출을 줄이고 빚을 갚아 위험도를 낮추려 하고있다.
레이거노믹스를 달가와하지 않는 기업인들조차 공개적인 비판은 삼가고 있다. 정부계획이 실패하면 다음에 들어선 행정부가 반기업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상공소 조사로는 올해의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0·5%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3년째 계속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액이 줄어들고, 투자를 한다하더라도 때우 선별적일수밖에 없다고 기업인들은 말한다.
그들의 대응책은 갖가지다. 주택건실계획의 축소, 생산감소, 봉급삭감등이다.
일부기업은 임금인상을 동결하고 조직기능의 확장도 중지했다.
자동차메이커들은 새모델개발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승용차나 작은 트럭판매는 불황이전의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전망, 고용인원을 줄였다.

<20연대의 공황같다>
이러한 사태를 놓고 상당수의 기업인들은 단순히 실망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일부인사들은 1920년대의 공황을 보는듯 하다고 그 유사성에 놀란다.
레이거노믹스가 너무 팔렸다는 비난도 있다. 국민들로하여금 너무나 많은것이 아주 빠른시기에 이루어질것처럼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측근들은 올해 중반에 불황도 끝나고 인플레도 수그러들것이며 정부가 약속했던 것보다 1년정도 늦게 경제성장도 촉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GNP성장률은 작년수준에 머물지만 하반기에는 5%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너무 낙관적인 관측이라고 보고있다.
경기가 되살아날 때마다 금리가 올라 주택경기는 사그라지고 자동차업계는 타격을 입게되며 기업투자는 약화된다. 이런 사태는 재정적자폭이 커지는한 계속될 것이다.
미행정부는 인플레와 싸우기위해 2∼3년동안의 저성장 또는 제로성장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통화긴축을 완화해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쓰든지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할것이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어렵다고 보는 것은 정부지출·세금·재정적자·저축·금리등이 구조적으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수출시장도 즐어들어>
세계무역의 감소는 비관론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문제다. 서유럽은 미국 경기침체와 맞먹는불황속에 빠져있다. 수출시장이 줄어들고 수입제한이 늘어나 무역은 더욱 감소할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은 돈이 떨어졌고 돈빌릴 힘도 없어져 미국과 유럽상품에 대한 구매력도 축소되고 있다. 국제은행에대한 산유국들의 예금도 줄어들어 개도국에 빌려줄 자금여유도 없다. 폴란드사태 이후 건설장비 수출을 위한 금융지원도 받기 힘들어졌다고 관련 업자들은 말한다.
작년의 손해를 메우자면 몇년이 걸릴 것이다. 많은 건축업자들은 도산했다. 어떤 경제학자는 오는 10년동안의 주택건축 전망치를 25%나 줄였다.
중서부및 동북부공업지대에 있는 자동차·철강기계공장의 잠정해고는 영속적인 감축이 돼버려 불황도 장기화하고 있다.
석탄산업과 합성연료 부문에서 기대되었던 벼락경기는 앞으로 10년동안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석유가 남아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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