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조각과 부통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공사장에서 떨어진 시멘트 조각」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한때「조지·부시」미부통령의 피격설로 긴장 했었다. 「어떤 종류의 발사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첫보도는 당장 세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작년에 「레이건」미국대통령이 저격되고 꼭 10개월만에 발생한 사건이란 점에서도 주목됐다.
「사다트」이집트대통령이 피살되고, 이란대통령이 암살되고, 로마교황 「요한·바오로」2세가 피격된것도 작년의 일이었다.
작년3월 워싱턴정가엔 「부시」피격설이 파다했다. 어느날 새벽 국회의사당 근처의 한 독립가옥 앞길에서 「부시」부통령이 총탄에 맞아 쓰러졌다는 소문이었다.
소문의 진원지는 워싱턴DC의 한 아파트에 사는 중년부인으로 밝혀졌으나 그녀는 한 경찰관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결국 사건은 미제로 흐지부지 되었다.
「부시」자신은 이 소문에 노발대발, 이것이 자신의 정치생명에, 혹시 부정적 작용을 하지않을까 우러하기도 했었다.
「부시」는 3년후「레이건」이 고령으로 2기집권을 포기할 경우 공화당안에서 톱주자가 될것이 거의 확실하다.
실제로 「부시」는 「대통령노릇」을 성공적으로 해낸 바도 있다.
작년3월「레이건」대통령이 피격 병원에 입원했을 때 「부시」는 5일동안 백악관에서「보조대통령」직무를 수행했었다.
『감점에 치우침이 없이 필요한일을 차분히 추진해 나가는 사람』이란 인상을 널리 국민에게심어주고 날로 성가를 높여왔다.
그는 또 과도대통령으로서의 본분을 지나치지 않으려고 조심했었다. 대통령 집무실인「오벌·룸」에서 사무를 보지 않았고 매일「레이건」을 문병하는 것도 잊지않았다.
어떻든 이번 사건으로 해서 미국부통령직에 대한 관심도 새삼환기되고 있다. 「부시」의 경우는 대통령직을 대신했던「위치」이지만 「저격의 목표」로서 과연 적합한 대상인가도 음미하게된다. 부통령은 대통령파 함께 선출되고 똑같은 임기를 갖고있다. 미국현법은 대통령의자리가비었을때 부통령이 승계하도록 규정하고있다.
원래는 「대통령이 그 권력과 의무를 집행할수 없을 때」(In Case of the lnability)로 규정돼있다. 그러나 그「집행할수 없을 때」를 규정할 기관은 나와있지 않다. 따라서 198l년에 「가필드」대통령, 1919년 「월슨」 대통령의 유고, 그리고 「아이젠하워」 대통령의질병기간엔 대통령직은 그대로 잠시 기능정지상태에 있어야했다.
대통령과 부통령 두 직책의 공백에 대비해서 1947년 의회는첫승계권을하원의장, 그다음을상원임시의장에게, 그리고 다음은 국무위원들에 주기로 결정했맸다. 1967년에 수정된 25조는 대통령이 상·하원의장에게 자신의「집무불능」을 선언하든가, 부통령과 국무위원 다수가 그 「집무불능」을 선언할 때 부통령이 승계하도록 하고있다.
사건은「태산오동 서일필」격으로 싱겁게 끝났지만 그건 역시이「세상의 평화」를 위해 다행한 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