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22년간 인술 펼친 미국인 의사 구바울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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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2년간 한국에서 인술을 펼쳤던 구바울(본명 폴 에스 크레인) 전 전주예수병원장이 13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에서 별세했다. 86세. 외과 의사였던 고인은 1947년 전주에 정착, 일제에 의해 문을 닫은 예수병원을 재개원했다. 이후 69년 미국으로 떠날 때까지 이 병원에 현대의술을 전파하는 데 헌신했다. 응급 수술로 위독한 환자들을 살려내며 명성을 얻었던 고인은 매달 한 차례 전남 순천의 나환자촌 '애양원'에서 나병치료법을 전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생충 박멸 운동을 전개, 최고 국민훈장도 받았다.

고인은 현대적 의료 시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65년 미국을 돌며 모금한 40만 달러를 병원 신축 설계도와 함께 설대위(본명 데이비드 존 스틸) 차기 원장에게 넘긴 일도 있었다.

예수병원은 22일 고인을 기리는 영결예배를 올릴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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