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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 합격」예상외로 많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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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대를 비롯, 연대·고대·서강대 등 명문대 합격자 성적분포가 심한 양극화현상을 빚어 동일학과 합격자간에도 학력고사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현격한 이질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현상은 4개 명문대 중 서울대는 비교적 덜해 일부 응시미달학과에서 일어났지만, 연대·고대·서강대에서는 극히 일부의 비인기학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에서 빚어져 예상합격선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 바람에 같은 고교출신자 가운데서도 성적이 낮은 학생이 인기학과에 합격하고 우수학생이 마음에도 없는 비인기학과로 밀려나는 등 대학교실이 평준화지역의 중·고교 교실과 흡사하게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의 대학교육에 새로운 문제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미달학과를 제외한 각 계열·학과가 같은 모집단위 안에서는 비교적 고른 점수분포를 보였다.
법대의 경우 성적이 확인된 3백44명 중 3백9명이 3백점 이상의 고득점 자로 전체의 89·8%였고, 자연계의 의예과도 비슷해 성적확인자 2백42명의 74·4%인 1백80명이 3백점 이상이었다.
그러나 미달을 빚은 인문Ⅰ·자연Ⅰ·교육Ⅲ계열과 화학과 등에서는 연대·고대 등에서와 같이 합격자 점수 분포가 심한 우열격차를 보여 양극화현장을 나타냈다. 예상합격선을 2백80점 이상으로 추정해 온 인문Ⅰ계열에는 그 이하점수로 전체의 27%가 넘는 1백3명이 합격했고 2백25점대도 있었다. 자연Ⅰ계열에서는 1백99점을 딴 이모군(18)과 3백12점을 취득한 이용근군(18)이 나란히 합격했고, 화학과에서는 1백96점의 김모양(l8)과 3백18점의 한범회군(18)이 함께 합격통지를 받아 1백20점 이상의 점수격차를 보였다.
법대와 의예과를 포함, 학력고사성적 격차가 적어 합격자가 비교적 동질집단을 이룬 학과는 인문Ⅲ·사회ⅠⅡ·심리학과·지리학과·복지학과·자연Ⅱ Ⅲ·교육Ⅰ·경영대·약대 등으로 예상합격선 주변의 지원자가 물렸다. 가정대 가정관리과와 식품영양·농경제과·수의대도 합격자의 상·하한 점수대가 30점을 넘지 않는 고른 분포를 보였다.
즉 서울대는 올해 입시에서 2,3지망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대학으로 지적된다. 예상 커트라인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법대·의예과·경영대·사회Ⅱ·공대·자연Ⅱ 등에 2백70점대 이상의 고득점자가 집중됐고, 이에 따라 이들 학과의 커트라인이 예상보다 5점 정도 높아지는 한편, 이들 학과에서 탈락한 성적우수자를 모집정원30%가 할당된 2지망 선발에서 붙잡았다. 이로 인해 연대·고대 등 명문사학의 합격선이 떨어지고 합격자간의 성적분포가 심한 난조를 보였다.

<고대>
인기학과인 경영대는 수석합격자 박용진군(익산고출신)이 학력고사 성적 2백97점인데 비해 1백60점 대도 합격하여 최고점수와 1백30점의 점수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현장은 인기학과에서 더욱 심해 의예과는 1백90점 대에서 2백95점 이상까지 분포돼 합격자간의 점수격차가 1백점 이상으로 벌어졌다.
또 동일대학 안에서도 최고 인기학과로 통하는 법대는 2백10점 대의 저득점자와 2백95점대 이상의 고득점자가 나란히 합격하는 이변을 낳았다.
합격자 점수편차가 가장 낮은 학과는 가정과로 2백5점에서 2백45점 대까지의 4O점차, 그 다음은 문과대 심리학과(60점), 이과대 화학과(65점) 등의 순으로 비교적 합격자간의 점수차가 적었다.
지원당시 일선고교에서 통용했던 예상합격선 이하의 성적으로 행운을 잡은 합격자도 50%쯤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대의 경우 예상 합격 선으로 본 2백75점 이상 합격자는 1백17평으로 전체합격자 3백9명의 37%, 경영대·의예과도 비슷해 합격자 4백65명 중 2백70점 대 이상은 1백명으로 21·5%였다. 의예과는 2백75점 이상이 31명으로 전체1백56명의 19·9%에 불과했다.
인기학과의 경우 과감한 배짱지원과 2, 3지망을 높여 잡은 요령지원자의 합격률이 더욱 높았다. 이 같은 현상에 따라 합격자의 평균학력고사 점수도 인기순위를 뒤집어 행정학과가 2백64·1점으로 가장 높고, 다음이 법대(2백63·5점) 의예과(2백61·2점) 의순. 39개 모집단위 중 합격자 평균학력고사 성적이 2백50점 대를 넘어선 계열·학과는 이들 3개를 포함, 경영대 등 9개 학과였다.

<연대>의예과의 커트라인이 물리과 보다 20점이나 낮았다. 수험생들에게는 각각 예상합격선이 2백80점과 2백50점으로 30점 이상 의예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상했던 것과는 50점의 차이가 났다.
인문계열학과 중 최고인기학과인 상경대 경영학과에 1백50점 대 수험생은 합격하고 행정과에서는 2백54점이 낙방했다. 같은 상경대 안에서도 비 인기학과로 통했던 응용통계학과의 커트라인은 2백55점을 넘어섰고, 경제과와 경영과는 1백7O점, 1백50점선으로 인기학과가 오히려 1백점 점도 낮았다.
경영학과는 철학과와 함께 합격자 점수분포도 가장 심한 격차를 보였다. 경영과에는 1백52점의 이모군(19·서울B고 출신)과 이보다 1백45점이 높은 2백97점의 강도연군(21·전남고 출신)이 함께 합격하기도 했다.
공대의 경우 토목과가 1백60점 이하로 떨어지고 모든 학과에서 2백점 이하의 합격자가 있었으나 이보다 예상합격선이 20점 정도 뒤진 이과대는 커트라인이 오히려 공대보다 50점 이상 높은 2백30점선이었다.

<서강대>19개 모집학파·계열 중 12개학과·계열에서 1차 전형(면접)미달 사태를 빚었던 서강대는 합격자의 평균점이 가장 높은 학과가 전자공학과로 2백55·1점이었고 가장 낮은 학과는 종교학과의 2백20·4점으로 나타났다.
커트라인도 전반적으로 낮아 가장 높은 학과가 전자공학과의 2백18점이었으며 최저 1백38점에서 1백50점 안팎의 학과도 상당수 있었다.
이 같은 성적분포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2개 대학 복수지원과 동일대학내 2,3지망까지 허용한 이번 입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대학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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