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6·15행사 맞이 분주…보도블록 교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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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6.15 남북 공동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사무총장 이용선) 등이 지원한 정성수액(링거) 공장 준공식 참석차 지난 7~10일 둘러본 평양 시내는 새 단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남측 당국자들이 6.15 행사기간 중 찾을 인민문화궁전은 외벽 공사가 진행됐다. 근로자들이 건물 신축 공사를 벌이고 보도 블록을 교체하는 작업도 눈에 들어왔다. 2년 전 회색 일색이던 건물 외벽도 연두색과 분홍빛으로 대거 바뀌어 도시가 환해진 느낌이었다.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는 "당 창건 60주년이 되는 올해 평양은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 남북 최초의 합작 의료생산품 공장인 정성수액(링거)약품공장 준공식이 200여 명의 남북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9일 평양 통일거리 공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문경태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김세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백낙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인제대 백병원 이사장), 강문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김성일 북한 민화협 부회장, 송월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윤남중 기아대책 이사장,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 전영란 북한 정성제약 연구소장.

인민문화궁전 광장을 비롯한 곳곳에선 학생들이 대규모 집단체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만경대에서 만난 김진옥 해설강사는 "남북 공동선언 5돌을 맞아 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여 춤추고 노래하는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북측 관계자는 "행사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오전에는 공부하고 오후에는 6.15행사와 아리랑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저녁시간 평양 중구역 대동강변에 위치한 중구시장에는 많은 주민이 몰렸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 시장은 오후 10시가 넘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배급제 폐지와 더불어 시장이 평양에서 뿌리 내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현장이었다.

반면 낮시간대 거리는 한산한 느낌이었다. 지난달부터 모든 주민이 농촌 모내기 사업에 동원됐기 때문이란다. 민화협 관계자는 "올해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설정한 만큼 인민들은 싸우는 고지에 탄약을 공급하는 심정으로 모내기 전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 인사들은 북핵 문제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민화협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장군님(김정일 위원장)을 미스터로 호칭한 것은 의미있는 것이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주한미군 기지에 스텔스기가 배치된 것과 관련, "역사적인 6.15 행사 5주년을 앞두고 남한이 앞에서는 화해의 손짓을 하고, 뒤에서는 전쟁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평양=정용수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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