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 1년6개월 된 아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로보트의 사회에도 엄연한 계급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오래 묵은 것일수록 계급이 낮고 최신의 것일수록 계급이 높은 것이 인간과 다른 점이다.
그 때문에 수동·고정 시퀸스·가변 시퀸스·플레이 백·수치제어·지능 등 6계급의 로봇 중 지능로보트가 가장 중은 대접을 받는다.
요즘에 와서는 같은 지능로보트 물 사이에도 얼마나 지능지수가 높으냐에 따라 다시 세분된 계급을 갖는다.
로보트의 지능이란 곧 소형화된 컴퓨터의 지능을 말한다. 따라서 얼마만큼의 고급로보트를 만들 수 있느냐는 오로지 반도체기술개발에 달려있다.
현재까지 만들어낸 고급로보트의 지능을 사람과 비교한다면 1년6개월 된 아이와 맞먹는다. 실험실에서 만든 로보트는 5살 아이의 지능을 갖는 것도 있지만 아직 실용화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분야에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컴퓨터나 로보트를 부리는 방법인 프로그램도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어 인간처럼 감정을 갖는 로보트까지 출현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로보트가 갖는 지능에는 촉각·시각·미각·후각 등 인간의 5개 감각기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능이외에 발성·분석능력 등이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자세에 대한 평형감각, 로보트자신이 이상유무를 체크하는 자기진단, 고장이 났을 때 자동수리 할 수 있는 자기보수능력 등이 추가된다.
그렇다고 1대의 로보트가 이런 여러 가지 기능을 모두 갖추는 것은 아니다. 로보트가 말은 일에 따라 그중 1∼3개의 지능장치를 갖게된다.
일본에서 취업중인 지능로보트들을 보면 아크용접·기계조립·반도체제작·부품운반·포장작업·볼트 끼우기를 하는 로보트들은 대부분 촉각이나 시각 중 1개 기능만 갖고있으며 섬세한 제품을 조립하는 로보트들이 촉각·시각을 함께 갖고 있다.
감각기관을 제일 많이 가진 로보트는 원자로를 점검하는 로보트로 시각·촉각이의에 청각까지 갖추고 있다. 로보트들이 감각을 갖는다는 것은 그에 따른 센서(SENSOR), 즉 감지장치를 붙여준다는 뜻.
촉각을 로보트에 부여하려면 손이 되는 부분에 압력변화에 민감한 센서를 붙여주고, 로보트에 내장된 컴퓨터가 이 변화를 읽어 손놀림을 통제하게 만든다.
신의 작품이라고 일컬어지는 완벽한 인간의 손과는 달리 로보트는 촉각만도 4가지종류의 기능을 갖는 감지장치를 함께 집어넣어 만들게 된다.
4가지 기능 중 첫째는 접촉의 인식. 기계손으로 대상물을 집었을 때나 만질 때 접촉점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접촉된 상태는 정확한지를 순간적으로 체크한다.
둘째는 압각. 대상물에 적당한 압력이 가해져있는가를 점검하는 감지장치다. 이런 압각이 없다면 부드러운 물건이나 세밀한 제품을 가공·조림할 때 파손시킬 우려가 있다.
셋째는 역각. 기계손이 얼마만한 힘을 대상물에 가하고 있는가를 알아내는 장치다. 넷째는 골각. 손으로 쥐고있는 물건이나 대상물이 미끄러지고 있지 않은지를 감식해내는 장치다.
이 4가지 기능이 한 컴퓨터에 의해 동시에 해석되고, 그 결과가 다시 기계손에 전달되는 장치가 로보트의 촉각이 된다.
시각을 부여하는데도 대부분 광전변환소자라는 감지장치가 쓰인다. 이 장치에는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태양전지와 비슷한 것으로 광선이 표면에 닿으면 전기가 생기는 것을 이용한 것. 다른 하나는 유화 카드뮴으로 광선이 닿으면 전기저항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특성을 이용하게 된다.
로보트의 손이나 몸통부분에 이러한 광전변환소자를 붙여주면 조립할 부품이 이동되면서 반사광을 내는데 따라 전기발생이 커졌다 작아졌다하는 변화를 컴퓨터가 읽어 명암으로 물품을 구분하게 된다.
시각로보트에 있어서는 이러한 소자 이의에 TV카메라를 붙여주는 방법도 있다. 로보트가 시각을 가짐으로써 운반되어오는 부품이 무엇인가를 식별하고, 자동적으로 큰 부품일 경우 기계 팔을 조금만 펴서 집게되며, 작은 부품은 기계 팔을 훨씬 더 펴서 집게된다.
집는 동작 뿐 아니라 시각을 통해 그 부품이 어느 부분에 들어가며 땜질을 해서 붙일 것인지 나사못을 사용해 부착시킬 것인가가 판단되고 정확한 위치에 이동시켜 조립시킬 수 있다.
청각을 갖는 로보트는 감도가 예민한 마이크로폰이나 진동계를 적당한 위치에 붙여 컴퓨터로 변화를 해석하게 만든다. <최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