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서울무용제 10일 팡파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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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서울무용제는 90년대 중반까지 한국 무용계를 주도했다. 하지만 요즘은 기획공연이 너무 많아져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무용제를 주최하는 국내 최대 무용단체인 한국무용협회의 자체 진단이다. 무용 작품이 한 해 30편 정도 발표되던 시절 생긴 무용제가 한 해 2000편의 새 작품이 공연되는 요즘 무용계마저 외면하는 내실 없는 경연 행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참가작들의 수준이 제자리를 맴돈다는 비판이 있었고, 연기상을 받는 남자 무용수에게 군입대를 면제해주는 '특혜'를 나눠먹는 행사라는 주장도 나왔다. 급기야 지난 2월에는 무용 평론가들이 운영 주체를 바꿔야 한다고 나서기도 했다.

그런 비판들을 받아들여 올해 26회 서울무용제가 확 바뀐다. 그동안 무용협회에서 사실상 지명하던 심사위원을 추첨으로 선발한다는 게 핵심이다. 서울 무용제에 작품을 한번이라도 출품했던 안무가 190여 명 중에서 9명을 제비로 뽑고, 무용 전문지가 추천한 평론가 2명도 포함시킨다.

내년에는 서울무용제 발전위원회를 구성, 경연 중심의 무용제를 무용 축제로 바꿀 계획이다.

올 행사에는 이경옥무용단의 '2005-춘향 사랑놀음', 파사무용단의 '목련, 아홉번째 계단으로…' 등 모두 8편이 경연에 참가한다.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문예진흥원 대극장에서 실력을 겨룬다. (www.sdf.in), 02-744-8066, 8000원.1만2000원.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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