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킬러 이동국·박주영 "모래바람 뚫고 독일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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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현(上)이 7일 새벽(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스포팅 클럽에서 첫 훈련으로 치러진 미니게임 도중 골키퍼 김영광을 제치고 대시하고 있다. [쿠웨이트시티=연합]

한국 축구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결정될 날이 밝았다. 9일 오전 2시45분(한국시간) 쿠웨이트 카즈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쿠웨이트전. 비기기만 해도 한국은 본선행 티켓을 딴다. 한국팀은 화끈한 승전보를 보내주기 위해 모래바람과 무더위 속에서 체력을 아끼며 마무리 훈련에 열중이다.

승부의 열쇠는 '중동 킬러' 이동국과 '천재 골잡이' 박주영의 발끝이 될 것 같다. 허벅지 통증이 말끔히 사라져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동국은 6일 밤(현지시간) 시티센터 경기장에서의 훈련에서 특유의 호쾌한 발리슛을 잇따라 네트에 꽂아넣어 구경 나온 50여 교민을 신나게 했다. 쿠웨이트와의 최근 두 차례 경기(2004년 7월 아시안컵 4-0, 2005년 2월 월드컵예선 2-0)에서 세 골을 터뜨렸던 이동국은 "해외 원정을 다녀본 중 가장 더운 날씨다. 그렇지만 문전에서 찬스는 반드시 올 테니까 침착하게 성공시킨다면 쉬운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박주영도 연속골을 노린다. 박주영은 훈련에서 수비수 사이를 매끄럽게 빠져나가는 드리블과 골문 구석구석을 찌르는 고감도 슈팅을 보여줬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일단 선발은 박주영.이동국.차두리의 삼각편대로 가되, 상황에 따라 우즈베크전 후반처럼 박주영.이동국 투톱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강철체력의 박지성에겐 이번에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상대진영을 헤집으며 꾸준히 슈팅찬스를 만들어내는 역할이 주어진다. 이동국은 박주영과의 호흡에 대해 "우즈베키스탄전에는 우리 팀이 먼저 실점한 뒤에 (내가)투입됐지만 이번에 같이 선발로 나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선발진 교체 불가피=본프레레 감독은 6일 훈련에서 포지션별로 선수를 계속 교체하면서 미니게임을 진행했다. 선발 멤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우즈베크전에서 부진했던 수비수 박동혁 대신 김진규나 곽희주, 미드필더 유상철 대신 김두현이나 김상식의 선발 투입을 예상할 수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날씨가 더운 만큼 실수를 줄이고, 빠른 전진패스로 문전까지 갈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움직이라"고 주문했다.

경기장에는 서울에서 당일 오전 도착할 '붉은 악마' 원정대 30여 명과 교민.현지근로자 등 500여 명이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쿠웨이트시티=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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