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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호등 수명 2배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재 5년 주기로 교체하는 교통신호등의 수명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소재평가센터 김용성 책임연구원(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은 신호등 발광다이오드(LED)에 쓰이는 질화갈륨(GaN)의 나노입자(100㎚ 이하의 크기를 갖는 소재, 1㎚=10억 분의 1m) 구조를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해 LED를 만들면 “지금보다 낮은 전력을 사용하며 수명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LED는 반도체를 이용해 빛을 낸다. 양(+)과 음(-)의 전기적 성질을 지닌 2종류의 반도체 원소에 전압을 걸어주면, 음의 전자가 양의 정공(正孔, hole)과 결합하며 에너지(빛)를 방출하는 방식이다. 이때 둘 사이의 거리가 짧으면 짧을수록 그 효율이 좋아진다. 하지만 나노입자가 너무 작아 전자(-)와 정공(+) 사이의 거리를 줄일 수 있는 구조를 알아내기 힘들었다.

김 연구원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재료의 물성을 예측하는 방법(제일원리계산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반도체 표면의 절대에너지를 계산해 반도체를 이루는 나노입자를 구조를 알아냈고, 이어 각각의 구조에 따른 물성을 계산했다. 그 결과 LED소자의 나노입자가 삼각형(3차원 상에서 피라미드 모양) 형태를 이룰 때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런 구조로 LED를 만들 경우 동작전압과 동작온도는 줄고 수명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같은 기술을 이용해 GaN 외에 자동차 전기장치 소자에 활용되는 산화아연(ZnO), 광센서 및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카드뮴설파이드(CdS)등 다른 재료 50여 종의 구조도 함께 규명했다. 관련된 모든 자료는 DB화한 뒤 홈페이지(npdb.kriss.re.kr)에 무료 공개했다. 김 연구원은 “나노입자를 이용한 광전자소자 기술 개발이 빨라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사진설명]
1. KRISS 김용성 박사가 제일원리계산법을 통한 나노데이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 반도체 나노입자 데이터베이스 홈 화면
3. KRISS 나노소재평가센터 김용성 박사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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