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휴대전화 가격 인하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앞으로 휴대전화 가격이 지금보다 싸질 공산이 커졌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3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에서 “휴대전화 가격 인하 정책을 별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 도마에 오르자 일종의 대안으로 별도 정책을 내놓겠다고 한 것이다.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시행한 단통법은 당초 취지와 달리 소비자의 비용 부담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최 장관이 언급한 ‘별도 정책’이 휴대전화 제조업체를 압박해 출고가격을 낮추거나, 이동통신사가 보조금을 늘리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단통법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이어서 정책 실패에 대한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최 장관의 ‘별도 정책’ 언급은 단통법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거듭된 데 따른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송호창 의원은 “신규 가입은 법 시행 이후 58% 떨어지고 제조사 판매량도 60% 이상 줄었다”며 “ 단통법 폐지 서명운동까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도 보완책 마련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되레 체감 통신비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평균 20만원의 보조금이 붙던 갤럭시S5의 경우 법 시행 이후 보조금이 8만6000원으로 약 60% 줄었다. 다른 주요 단말기도 보조금이 40~60% 감소했다. 권 의원은 “법 시행 이후 달라질 보조금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나 시장 상황의 변화 가능성을 더욱 면밀하게 살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홍문종 미방위원장도 “최 장관이 방문한 서초동 전자상가에서 폐업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후속 조치 검토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런 국감을 바라보는 이통업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6개월 전 여야 만장일치로 단통법을 통과시킨 의원들은 법 시행 후 문제가 커지자 안면을 확 바꿨다. 판단 착오에 대한 반성 없이 모든 잘못을 정부에 떠넘기며 장관을 상대로 호통만 치고 있다는 것이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