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40돌 국제 학술회의] 정치인 라운드테이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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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한일관계를 위한 차세대 리더십의 비전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열린 한.일 정치인 라운드 테이블. 왼쪽부터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간사), 김영작 국민대 교수, 마스조에 요이치 자민당 의원(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간사). 김성룡 기자

한.일 양국의 정치인들이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과 처방을 놓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 국제학술회의'에서다. 한국 국회의원 6명과 일본 국회의원 5명은 이날 오후 '한.일 관계의 차세대 리더십'을 주제로 한 라운드 테이블에서 양국의 미래 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한 기본 인식부터 달랐다. 한국 의원들은 "과거에 대한 일본 측의 철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일본 의원들은 "과거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 한류 등 민간교류 활성화를 통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총간사인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과거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없으면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자민당 의원은 "한국 정치의 나쁜 점은 지도자의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일본을 공격하거나 이전 정권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각 반박이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은 "일본의 우경화가 문제"라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려면 먼저 과거사에 대한 신뢰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양국 의원들은 이날 2시간30여 분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감정적으로만 다루기엔 한.일 관계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보다 이성적이고 성숙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마스조에 의원은 "오늘 같은 자리가 많아질수록 이해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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