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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깊이 읽기] 증오 속에 숨은 과학 원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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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증오의 과학
원제 Why we hate
러시 W 도지어 주니어 지음, 김지연 옮김
사이언스북스, 422쪽, 1만8000원

증오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코소보, 체첸에서의 대량학살과 인종청소를 불렀고 9.11 테러의 배경이 됐다. 무차별 총격 등 범죄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은이는 증오를 '인간 마음 속에 숨어있는 대량살상무기'라고 표현한다.

해부학.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증오는 '뇌의 원초신경계와 고등신경계 사이의 갈등'이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외부자극과 감정에 즉각 반응하는 원초신경계와, 논리적 이성과 사색을 관장하는 고등신경계가 신경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감정과 이성을 혼동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번식 본능과 연결된 이성에 대한 관심을 낭만적인 사랑으로 미화하기도 하고, 야수적인 적대감과 증오를 종교적.이데올로기적인 열정으로 포장하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지은이는 증오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증오의 원인이 되는 고통과 두려움을 겪을 때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렇게 하면 뇌 속 이성을 다루는 부위에서 이를 맡아 비이성적인 감정을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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