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원시종족들은 문명등진채 아직도 유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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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식인종이 살고있다. 식인종이라고해서 맹수들처럼 사람을 먹이로 잡아먹는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을 먹는 풍습이 남아있는 것이다.
사하라사막 북쪽의 화이트아프리카는 서구의 영향으로 일찌기 원시의 때를 벗었지만 그 남쪽의 블랙아프리카에는 지금도 물물교환을 하거나 같은 종족끼리모여 자급자족을하면서 문명세계와 단절된채 살아가는 종족도있다.
수만내륙의 누바족이나 우간다와의 국경지대에 사는 카오족은 남녀노소할것없이 하늘이 준 옷외에 아무것도 걸치지않은 완전나체 종족.
남아연방 바로위쪽 보츠와나를 덮고있는 칼라하리사막지대의 원주민인 부시맨족도 문명의 이기라고는 바늘하나 쓰지않은채 수백년, 수천년전과 똑같은 생활을 계속하고있다.
동아프리카 지역을 주름잡으며 용맹을 떨치던 마사이족 또한 알몸에 붉은 천 하나만을 두르고 소떼를 지키는 모습을 요즘도 케냐남부 탄자니아북부지방에서 흔히 볼수있다.
이런 원시종족들 가운데는 가끔 부족들간에 영역침범이나 가축도난등의 말썽이 생겨 전투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 싸움에서 이긴쪽은 승리를 표시하기 위해서, 또는 상대부족을 경멸하는 뜻에서 적군의 시체를 먹는 의식을 갖는다는것이다.
일부종족들은 또 선조가 죽으면 그 영온을 영원히 간직하기위해서 자손들이 둘러앉아 죽은사람의 살을 먹기도한다.
탐험대는 원시적인 풍습의 현장을 찾기위해 나일강상류와 잠비아의 정글, 보츠와나의 사막주변을 돌아다녔으나 원주민들로부터 그같은 풍습이 전해내려오고 있다는 말을확인하는데 그쳤을뿐 결정적인 장면을 목격하지는 못했다. 싸움이 벌어지거나 사람이 죽는것을 기다릴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
원시종족들은 문명세계에서 온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매우 폐쇄적인데다가 피해망상에 사로잡혀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때문에 각나라에서는 이들에 대한 특별보호를하고있어 이방인들이 허가없이 접근하거나 함부로 사진을 찍는일등을 엄격하게 금지시키고 있다.
이들은 카메라가 영혼을 앗아간다고 믿어 멋모르고 들이댔다가는 그들이 지니고 다니는 무기로 예기치못한 피해를 당할우려가 있기때문이다.
보츠와나의 부시맨족은 대원들이 친근감을 갖도록하기 위해 동전몇닢을 건네주었으나 냄새를 맡아보다가 먹을수 없는것임을 알자 오히려 화를 벌컥내며 땅에 내던졌다.
초원이 드문드문 형성된 사막에 사는 이들은 어깨에 팔을메고 맨발로 숲속을 달리며 짐승을 쫒는데 어찌나 빠른지 도저히 사람으로 여겨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부시맨족들은 1㎞떨어진곳에서 움직이는 짐승의 암수구별을 해낼만큼 귀와 눈이 발달했고 살갗에 스치기만해도 짐승이 쓰러지는 독화살을 쓰고 있었다.
짐승을 찾아 유랑생활을 하는 종속은 부시맨족보다「영원한 방랑자」로 불리는 마사이족이 더욱 유명하다.
아프리카 동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그래이트·리프트」계곡지역과 킬리만자로 산아래의 드넓은 초원을 생활근거지로 하는 마사이족은 수백마리의 소떼를 몰고 목초지와 물이 있는곳을 찾아 1년내내 돌아다니는 유목민족이다.
이들이 아프리카의 수많은 종족가운데 가장 용맹한것으로 이름을 떨친것은 그들이 생명처럼 아끼는 소를 지키기 위해서는 사자도 두려위하지않고 맞서기 때문이다.
목동이 된 젊은 마사이가 맹수가 무서워 달아나면 그는 종족사이에 남자로서 인정을 받지못하게 되고 어떤 처녀도 구혼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로비에서 발간되는한 신문은 지난9월말 2명의 마사이가 소를 돌보다 사자에게 피습당해 숨진 사건을 보도한 적도 있다.
이들이 이처럼 희생당하는 것은 도망갈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소를 사자에게 빼앗기지 않기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원시적인 무기인 창하나만으로 과감히 덤벼들기때문이다.
사자를 때려잡은 마사이 전사(전사)는 갈기로 머리장식을 하게 되는데 마을 처녀들의 흠모의 대상이 된다.
소나 양의 몸에 상처를 내 뿜어나오는 피를 우유에 석은것이 그들의 주식.
마사이족은 최근 케냐·탄자니아 두정부가 정착촌을 만들어주는등 일정한 지역에 눌러살것을 종용하고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은 문명을 거부한채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평원속에서 그들의 유일한 재산인 소나 양떼를 한자루의 창으로 지키며 살아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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