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드래프트폐지 들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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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태평양화학독주」로 오히려 침체돼가고 있는 한국여자농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지난 11년간 채택돼온 드래프트 (신인선발회의)제의 폐지 움직임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여자실업농구의 드래프트는 지난71년 김재순.(당시숭의녀고)을 제일은이 스카우트해 가는 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뒤 ⓛ팀간의 균형있는 발전 ②과열 스카우트방지등을 목적으로 실시됐으며 76년부터 연고제(1팀이 1명의 여고3년선수를 지원하는 제도)를 병행하고있다.
따라서 실업여자농구는 실업팀등의 일방적인 독주 현상을 가져온 데다 우수선수들이 그만큼의 혜택을 받지 못했으며 유능한 장신선수를 타종목에 뺏기게 됐다.
이에 대해 이동찬 농구협회장은 『장신의 유망주들을 타종목에 뺏겨서는 안되겠다. 또 선수 개인의 취업의사를 무시한 여자실업농구의 현행 드래프트제는 한국농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과감히 폐지해야겠다』는 견해를 밝히고 『팀들은 선수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고 잘하는 선수가 타종목의 선수보다 더 많은 대우를 받게되는 풍토를 하루빨리 실현해야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농구인들은 이 기회에 드래프트제를 폐지, 자유경쟁체제로 전환하는 게 한국농구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히고있다.
한편 여자실업농구연맹은 이 같은 침체속에 오는 83년 창단을 목표로 하고있는 현대팀 창단마저 쐐기를 걸고있어 비난을 받고있다.
현대는 83년도 선일여고졸업선수들을 주축으로 82년중에 팀 창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업연맹은 지난주 이사회에서 현재 12개팀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팀 창단에 몰아가는 우수여고 1개팀과의 연고제를 폐지할 것을 건의함으로써 사실상 새 팀 창단을 막아버리는 난센스를 빚고있어 드래프트제도와 함께 더욱 여자농구발전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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