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여생 보내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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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너무 너무 감격적입니다. 남편의 조국을 찾는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 모녀의 마음을 얼마나 설레게 했는지 모릅니다. 더구나 남편의 일대기를 TV특집극으로 만들었다니‥.』27일 하오 KBS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고 안익태씨의 미망인 「로리타·탈라베라」여사(63)는 4년만의 방한소감의 말끝을 맺지 못했다.
「로리타」여사의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
61년 남편 생존시 함께 첫방문을 했고 또한 77년 남편 유해의 환국때 동행, 두번째 방문한바 있다.
그러나 「로리타」 여사와 함께 온 장녀 「엘레나」여사(32)는 첫 방문.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에 대해 어머니보다 더욱 흥분한 표정이다.
「로리타」여사는 아직도 고 안익태씨와 오랜 추억이 담긴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에 있는 팔마시 (인구30만명) 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고. 그 곳은「로리타」여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젠 세딸이 모두 성장해 결혼했죠. 첫딸 「엘fp나」는 이미 오래전에 중국계 미국인과결혼했고, 둘째 「아나·세실리어」(28)도 79년 좋은사람을 만났죠. 세째 「레오느리」(27)는 연예인으로 활동하다가 작년에 결혼했읍니다』
이번 방문은 남편의 일대기로 꾸민 TV극 『코리아환상곡』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한 것.
함께 온 장녀 「옐레나」여사는 슬하에 아들하나를 두고 있다고 귀띔하며 빨리 아빠의 묘소를 찾고 싶다고 조급해한다. 「로리타」 여사는 77년 한국정부에서 도와준 보조금을 현지 은행에 예치, 그 이자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고. 앞으로 한국에 살수 있는 여건이 되면 언제라도 남편의 조국에 와서 여생을 보내다 그분 옆에 묻히고 싶다고 한다. 이번 방문기간은 7박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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