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호이저'관람, 놓칠 수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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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죽음을 통해 구원을 얻는 음유시인 탄호이저. 1996년 핀란드 사본린나 오페라 페스티벌 장면이다.

국내 오페라계에서 바그너 열풍이 분 것은 197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을 졸업한 뒤 72년 국립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로 부임, 국립오페라단의 지휘를 도맡다시피한 고(故) 홍연택씨의 영향이 컸다. 그는 국립오페라단과 함께'방황하는 네덜란드인'(74년)'로엔그린'(76년)'탄호이저'(79년)를 국내 초연했다. 최근 타계한 테너 홍춘선씨가 '탄호이저' 등에서 주역을 맡았다.

하지만 그후 바그너 오페라는 국내 무대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줄거리가 복잡하고 공연시간이 길어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데다 바그너 전문 성악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저녁 별의 노래''순례자의 합창''노래의 전당'등 주옥같은 아리아.합창으로 잘 알려진'탄호이저'가 26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한.일 수교 40주년 기념 일본 간사이 니키카이(關西二期會)오페라단 초청 공연이다. 79년 국내 초연 때는 한국어로 번역해 불렀으니 독일어 원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주역 가수는 물론 지휘자.연출자.합창단이 모두 일본에서 온다. 일본서는 바그너의 '반지'4부작 전곡 상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만큼 적어도 바그너 해석에선 일본 오페라계가 국제적 수준임에 틀림없다.

탄호이저는 중세시대의 음유시인이자 기사. 환락의 여신 비너스의 유혹에 빠졌다가 연인 엘리자베트의 간절한 기도로 죽음과 함께 구원을 얻는다는 줄거리다.

◆ 공연메모=6월 11~12일 오후 4시, 13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휘 오오가쓰 슈야, 스즈키 게이스케 연출, 서울시향. 중간 휴식 2회 포함 공연시간 3시간 50분. 한글.영어.일본어 자막 제공. 3만~15만원. 02-399-172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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