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고교땐 빛못보던 대기만성형|대표팀으로 대거발탁돼 이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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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축구에서는 대기만성(대기만성)이 결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즉 고교졸업후에도 노력여하에 따라 능히 대선수로 성장할수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23일 확정한 축구상비군 36명중에는 고교때는 거의 이름을 날리지못했던 신진들이 다수포함, 이례적인 현상으로 주목을 끌고있다.
고교졸업을 전후하여 예컨대 청소년대표에 들지못했으며 고교재학때 만인의 주목을 끈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던 선수로는 FB 정종수(고려대) 김평석(해군) 최철순(광운공대) 조윤환(명지대) 안성렬(국민대) HB 이성길(동아대) 김용해(한일은) FW 신상근(포철) ?성규(동국대) 최종갑(단국대) 추종호(건국대)등 무려11명에이른다.
정종수는 3년전 부산상고를 나온 선수로 당시 고교랭킹1위의 스위퍼로 유명했던 김창효를 고려대가 치열한 경쟁속에 스카우트하면서 덤으로 받아들인 선수.
그러나 김창효가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한반면 정종수는 각고의 노력을 한결과 막강 고려대팀의 수비주축으로 성장, 마침내 국가대표의 지위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김평석은 축구부조차 없는 여의도고출신으로 해군에 입대한후 박세학코치의 지도로 뒤늦게 선수가된 전형저인 만학도(만학도)다.
또 최근 실업축구의 탁월한 골게터로 각방을 모은 신상근은 키가 1m65cm에 불과한 초단신. 청주상고를 졸업할때 키가 작다는 이유로 대학팀들이 한결같이 외면했던 선수다.
이들외에도 이성길은 약체였던 서울경성고를 나온후 지방대학인 동아대에 간신히 입학, 4년만에 풀백·링커·포워드 역할을 모두 해내는 걸출한 만능플레이어로 성장한 기대주다.
축구계일각에서는 이번 선발결과를놓고 연세·고려대선수가 각각 5명씩으로 종래와 다름없이 안배를 했고 나머지 대학에서는 1명씩 골고루 뽑아 실력을 도외시한 줏대없는 나눠먹기식 선발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발전에 큰 비중을 둘때 이번에 뽑힌 선수들이 모두 이 테스트에서 선전한 장본인들임은 틀림없다.
다만 화랑선수었던 이태엽 조긍연 서원상등이 새명의 상비군에조차 들지못할 정도로 수준이하였가하는 점에선 석연치 않고 잔디그라운드에서 탁월한 개인기를 구사하는 김석원(고려대) 박윤기(서울시청) 이흥보(한양대)둥을 제외한것도 신중을 잃은 처사.
한편 이번 개편으로 국가대표선수는 조광래 박성화(이상 75년1월 선발)2명을제외하고는 모조리 작년말이후에야 발탁된 20대초반의 신진들 일색이어서 전례없는 획기적인 세대교체를 이룬셈이다.
평균연령 22.4세, 평균신장 1백76.3m로 연령도 대폭 낮아지고 키는 커졌다.
최순호 이태호 백치수 조윤환 변병주 신상근등 20살짜리가 6명이나 되고 최연장자는 27살의 조광래 이강조.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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