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에 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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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일본계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과 관련 한 국제단체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국제암천(暗天)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 IDA). 인공조명으로 발생하는 빛오염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온 단체다.

IDA는 8일 내놓은 성명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는 종래의 조명기술을 대체하고 있는데, 2030년경에는 백색 LED 조명장비가 미국 내 조명 시장의 74%를 차지할 것이고 향후 20년간 조명부문 에너지 수요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며 아카사키 이사무 등의 업적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이 기술이 과도하거나 낭비적인 측면없이 보급될 수 있도록 우리가 지혜를 발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LED를, 특히 야간에 책임있게 사용하기를 촉구했다. LED의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에 조명을 과도하게 사용할 가능성을 걱정했다. 연구결과, 역사적으로 조명 기술의 효율이 개선되면 야외 조명도 더 늘어났다.

IDA는 또 LED를 사용하면서 백색광에서 청색광의 비중이 높아진 점도 문제를 삼았다. 야간에 청색광에 노출되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몇몇 만성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인들을 중심으로 눈부심이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야외 LED 조명은 기존 조명기술보다 하늘을 더 밝게 만든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IDA는 청색광을 줄이기 위해 백색 LED의 상관 색온도(correlated color temperature, CCT)를 3000 켈빈 이하로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또 야생 동·식물에 미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CCT 수치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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