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박물관 연 박용환씨 "술 기행 20여 년 5000점 모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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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달초 문을 연 충북 충주시의 술문화박물관'리쿼리움(Liquorium)'. 이곳엔 박용환(52)관장과 그의 술 친구들이 20여 년간 모은 '술 여행 전리품'이 전시돼 있다 .

박 관장은 평생 술과 관련된 일만 해 왔다. 대학 졸업 후 주류회사에 들어가 16년간 근무했고 그 후엔 줄곧 주류 도매업에 종사했다.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는 그는 "해외 출장 때면 꼭 현지 술집 두서너 곳에 들렀고 술과 관련된 물품을 수집하는 걸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은 것이 5000점을 넘는다. 프랑스 출장길엔 우연히 지중해에서 인양한 '암포라'(1000년 전 이탈리아에서 사용된 와인 저장용기)를 발견하고 경비를 몽땅 털어 샀다. 남에게 넘어간 대형 코냑 발효기를 통사정해 다시 인수하기도 했다.

그가 술박물관을 연 것은 이렇게 어렵사리 구한 물품들을 혼자 보기 아까워서였다.

대구에서 대학을 나온 박 관장은 다른 대학 학생들과의 술 시합에 학교 대표로 나갈 만큼 술이 셌다. 입사 후 맥주 파트에서 일할 땐 맥주를, 양주 파트에서 일할 땐 위스키를 마셨다. "회사를 그만둔 뒤엔 이 두 가지를 섞은 폭탄주를 즐겼다"고 그는 말했다. 몇 년 전까지 한자리에서 최대 30잔의 폭탄주를 마셨다.

하지만 나이가 쉰을 넘긴 후엔 와인을 즐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박물관에도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7개 지역 와인을 골고루 모아 와인관을 꾸며놓았다. 박물관은 이밖에 맥주관, 증류주(진.위스키 등)관, 동양주관, 음주문화관 등으로 나뉘어 있다. 043-855-7333.

충주=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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