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시트 떼어내니 널찍한 캠핑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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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7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4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스페이스포머’팀이 캠핑용으로 개조한 카니발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아차 쏘울의 시동이 걸리자 천정이 열리면서 작은 무인기가 나온다. ‘드론’을 연상케 하는 무인기는 약 3m 상공에 떠 다니면서 주변 교통상황이나 주차할 때 후방 촬영 영상을 전달한다. 마치 외국 정상이 방한했을 때 경호원들의 모습처럼, 무인기는 자동차와 약 2~3m의 거리 간격을 유지한채 날아다닌다. 자동차의 운전을 마치면 무인기는 자동차 안으로 쏙 들어간다.

 7일 경기 화성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4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에서 우수상을 받은 ‘에어 드라이브 메이트’의 시연 현장이다. 개발자인 최병식(37) 책임연구원은 “아직은 20분 가량 날아다닐 수 있지만, 시연 단계이기 때문에 배터리의 성능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5회인 이번 대회는 현대·기아차 연구원 4~7명이 한 팀을 이뤄 ‘더 나은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대회다. 70개팀이 지원해 이 중 10개 팀이 본선에 올라 4개월간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했다.

 이날 대회에 출품된 차량 중 상당수는 시판되는 차량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들이다. 대상을 받은 ‘스페이스 포머’가 그렇다. 카니발 차량의 양 옆이 펴져 캠핑장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차량의 시트에 바퀴가 달려 있어 야외에서 의자로도 사용할 수 있다. 차량 내 시트 배치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김예슬(25·여) 연구원은 “쉽게 캠핑을 갈 수 있는 차를 만들자는데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서 “기존차 대비 300만원 정도만 들이면 양산이 가능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좌우 평행이동이나 제자리에서 돌면서 360도 회전은 물론, 좁은 골목에서는 차량 폭이 좁아지는 ‘가로세로’ 자동차도 청중의 호평을 받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든 ‘1인 운송 수단’들도 눈에 띄었다. 보행 상황에 맞춰 신발에 장착된 모터와 바퀴가 움직이는 ‘퍼니커즈’, 스쿠터·킥보드로 변신해 타고 다니면서 60L의 짐을 실을 수 있는 여행용 캐리어 ‘캐리U’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구슬처럼 생긴 자동차인 ‘완두콩카’는 1인승으로 이동을 하다가, 두 대가 도킹해 한 대처럼 이동할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도킹할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

화성=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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