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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장 업무 늘어 파견근무 오히려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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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구축소와 인사 개편의 태풍이 휩쓸고간 관가는 새업무파악과 새팀웍짜기에 바쁜 가운데 남고 떠나고 바뀌는 사람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임박한 과장급에대한 후급인사와 사무실재배치, 이직과 전보에 따른 인사교환등으로 거의 대부분부처가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며 며칠간 업무공백도 불가피한 실정. 개편이후의관가의표점은 어떤가.

<중앙청주변>
이번 기구개편과 인사로 비좁던 정부종합청사도 약간은 숨통이 터지게 됐다. 중앙청에는 국무총리기획조정실·행정개혁위원장실·안전보강회의 사무국장 자리등이 비었고 종합청사도 행정개혁위원희 폐지등으로 빈방이 많이 생겼다.
븍히 폐지된 기구들이 사무실을 넓게 차지하던 고위직이어서 과단위의 방인구 밀도가 좀 낮아질수 있게됐다.
총무처는 「청사재배치계획안」을 작성해 우선 종합청사밖에 나가있는 국·과를 끌어들이고 부처단위로 같은층 또는 같은 구역으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있다.
새로 정책연구관이된 사람들에게 따로 방을 주느냐 아니면 한방에 모으느냐에 따라 청사사정도 달라지는데 우선은 각부처에 일임, 그들이 타던 승용차도 당분간은 사용토록할 방침이다.
총무처의 인사관계자는 이번 기구축소로 종전보다 대국·대과가돼 국장·과장등의 책임자들은 일에 상당히 쫓길것으로 전망. 따라서 현직을 좋아하던 과거경향과는 대조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교욱파견등이 자연히 인기가 있게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미 이러한 현상은 이번 인사에서도 나타나고있다.
산하단체파견은 11월중에 실시할 예정이나 교육 및 해외연수등은 내년2월에나 시작되므로 그동안의 공백기를 어떻게 보내도록 하느냐도 문제.
올림픽조직위 파견요원들은 조직위사무실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현부서에서 엉거주춤 대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기구폐지로 남는 인원은 모두 총무처로 발령이나 총무처는 서기관급이상 22명을 포함, 모두 88명의 과원을 수용하게됐다.

<외무부>
폐지된 3국15과의 국·과장모두를 해외공관에 소화시킬수 있는 외무부는 기구축소의 쇼크가 가장 덜한 행복한 케이스.
하지만 15개과가 폐지돼 팔팔한 젊은 서기관급 과장과 일하려는 국장과 1백명이 넘는 부이사관들이 본부과장한번 못하고 해외에서 유성처럼 떠도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더 높은 고려를 해야할 장·차관의 의견이 엇갈렸으나 결국 고참위주로 과장인선을 한다는 원칙을 수립.
과장직을 내놓는 4급의무공무원들은 오는 10일께까지는 모두 해외공관으로 발령을내 기구개편에 따른 후속인사를 매듭지을 예정.

<경제기획원>
많이 없어지고, 큰덩어리가 떨어져 나가고 (경협외자) 또 새로 들어오고(번기번사분석)해서 기획원은 인사진통도 켰지만 예산국회가 겹쳐있어기구 개편에 따른 후속조치들이 지지부진상태.
청사도 본관, 종합청사, 이웃대림빌딩, 통계국청사등으로 분산되어있어 과장급이하 후속인사도 인사지만 사무실 배정에도 적지않은 골칫거리. 재무부로 시집가는 50여명의 경협외자관계직원들은 2O여년간 쌓아둔 먼지투성이의 경협서류들을 챙기면서 추연한 표정들.

<재무부>
재무부는 경제기획원으로부터 경제협력및 외자관리업무와 함깨 △과장2명 △사무관 16명 △주사및고용원 40명등 58명이나 받게돼 섭섭한중에서도 위안을 삼는분위기.
국제금융·외수·경협및 외자관리업무를 통할하게되는 국제금융국(국장 정영의)은 일약 부내 최대국으로 부상, 사무실도 대림빌딩 7층 전부를 독차지했다.

<농수산부>
7명의 국장급이 자리를 뜨는 것을 비롯, 국장급 17명과 과장급 29명이 자리바꿈을 한 농수산부는 3일하오 전출하는 국장실의 여직원 일부가 울음을 터뜨리는등 아직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은 느낌. 그러나 인사내용은 장관이 무척 고심한 것 같다는 평. 고장관은 4일 FAO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하기 전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일하도록 특별히 당부했다.

<상공부>
상공부는 기구축소폭이 가장 컸던만큼 인사에 대한 부내외의 관심도 집중되었으나 국장급 인사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상식선」에서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국장급인사는 일단락된것이 아니고 제2단계가 남아있어 후속 과장급 13명에대한 인사와 함께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과강급인사까지 마치고 정상업무를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건설부>
7국이 남아 다국부가 된 건설부는 본부국장들이 비교적 잘 풀린 탓으로「우울보다는 웃음」이 많았다. 본부국장중에서는 예상외로 기술심사관이 도로공사로 파견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폐지되는 산업입지국·상하수도국·실리국장들이 본부의 보직을 받거나 오히려 영전(?)됐다.
그러나 부국장들은 산하단체파견이나 해외연수등으로 낙착, 우울한 표정으로 장·차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이임인사를 했다.
새 국장들은 자신들의 업무파악에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과장급인사가 끝나야 업무가 돌아갈것같다고 업무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소리가 많다.

<내무부>
기구축소로 없어진 자리를 「본부대기」발령, 자리움직임을 소폭으로 묶은것이 특징.
아직 인사가 안끝난 지방의 경우 자리가 없어진 부산시와 6개도의 제2부시장·부지사 7명중 고령자 3명이 후진을위해 명예퇴직할 경우 시·도 인사도 별다른 무리없이 마무리될것으로 예상.
이해비지방행정연수원부원장(2급)은 행정소송으로 지난7월 7년만에 찾은 자리를 4개월만에 다시 잃어 관운없는 관리로 주위의 동정을 사고있다.

<문교부>
4명의 국장급이 자리를 잃은터에 산하기관인 경기도교위 손성직 부교육감의 사회직업교육국장 발령은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이번 인사로 가철수장학실장이 장학편수실장으로 편수업무를, 이간운사회국제교육국장이 체육국업무를, 그리고 현명덕학교보건과강은 학교체육을 추가로 맡게돼 업무량이 2배로 늘어난 케이스. 주내에 있을 6개도 (경기· 전남· 제주제외) 부교육감인사와 고시출신 엘리트국장으로 알려진 장기옥씨의 중앙공무원교육원교관파견에 추측이 만발. 6명의 부교육감 중 3명쯤은 공로퇴직, 나머지는 해외연수기회가 주어지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돌고 장씨의 경우 관리관승진을 위한 전화위복계기가 될것같다는것.

<법무부>
정부기구축소에 따른 충격파가 가장 작은곳이 법무부. 송무2과장과 송무담당검사자리가 없어졌으나 송무2과장 자리는 원래부터 공석이었고 고등검찰관이 맡고있던 송무담당자리는 김태정검사가 의정부지청 부장검사로 현업에 나가 아무런 변화도 없는셈.
출입국심의관은 오히려 한급 높아진 김포사무소장으로 전출되었고 교정기획관이 안양교도소장으로 현업에 나가 본인들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보사부>
국장급 2, 과장급10명을 「정리」한 보사부의 인사는 내부에서「비교적 합리적」이란 평이 나오고있다.
폐지된 위생·해외이주국장과 모자보건관리관등 3∼4명이 인사대상이었으나 모자보건관리관이 국립의료원사무국장으로 나가고 본부의 유일한 여성국장이던 이옥순부녀국장과 국립의료원사무국장의 대기로 낙착됐다. 이국장은 새로 발촉하게되는 여성복지시설의 책임을 맡게 되리라는 후문.
과장급인사는 천명기장관이 김병수차관에게 맡겨 차관선에서 마련된 안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과장급인사에서는 9명을 줄이는것이 문제였으나 「전원구제」로 안도의 한숨.

<노동부>
지난4월 부로 승격한 후 처음이자 지금까지 최대규모로 단행된 이번인사로 전면적인 체질개선이 됐다는 평.
또 정화차윈에서 부적격자를 추려내고 젊은 엘리트를 대거 정책입안부서와 민원부서·감사실등에 집중배치했다.
2,3급 8명과 4,5급 70여명등의 자리가 한꺼번에 바뀌어 이동이 거의없는 부하직원들은 새 상사의 성격을 파악하느라, 국·과장들은 업무파악하느라 한동안은 부승격에 이상의 회오리가 있을전망.

<교통부>
도시교통국을 육운국으로 흡수 통합하는데 따른 국장인사가 이번 인사의 핵.
폐지되는 도시교통국의 강동석국장과 육운국의 염태섭국강은 서로 장·차관을 만나 『상대방이 필요한 인물』이라고 사양했다는 후문.
3일 하오 뚜껑이 열린 결과는 강국장이 남고 염국강은 국방대학원 입교.
이번 인사는 이둘 2명에 대한 소폭 인사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12월 졸업하는 국방대학원 수료자에 대한 인사도 미리 하라』는 상부 방침에 따라 결국 대폭 인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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