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첫 미래형 사단' 주한 미 2사단 지휘소서 첫 모의 훈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군이 군사개혁 차원에서 첫 번째 미래형 사단(UEx)으로 개편 중인 신형 미 2사단(2UEx)이 한국군과 처음으로 연합 모의훈련을 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조지 히긴스(육군 소장) 미 2사단장은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다음달 15일까지 미 2사단을 2UEx로 개편하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감축하면서도 110억 달러를 투자해 전투력을 월등히 강화하기로 했는데 그 핵심부대가 2UEx다.

◆ 2UEx-한국군 사단의 첫 훈련=지난 9일부터 6일간 한국군 9사단 및 1기갑여단과 함께 실시한 연합훈련은 미군이 미래형 사단의 능력을 처음으로 평가해본 훈련이었다. 미 육군은 UEx부대에 대해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국립훈련센터(NTC)에서 수 없는 평가를 거쳤다. 하지만 새로 만드는 부대인 만큼 한국군과 연합작전에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훈련은 갓 태어난 UEx가 동맹국 부대와 처음으로 실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한미군은 이번 훈련을 경험으로 다음달 8~13일 중 본격적인 한.미 연합연습을 할 예정이다.

실제 부대 투입 없이 지휘소 요원 위주로 이뤄진 모의훈련은 서부전선의 작전지역에서 가상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이런 시나리오에 따라 2UEx가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는 절차를 연습하고, 한국군과 연합작전 과정에서 의사소통 및 협조 등을 시험했다. 'WFX(War Fighter Exercise)'란 이름으로 실시된 이 훈련은 한국군 9사단과 1기갑여단이 부대 지휘소에 파견된 미측 연락장교를 통해 2UEx에서 내려온 명령과 작전 내용을 육군 전술 지휘통제자동화(C4I)망을 통해 다른 부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투 결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평가됐다.

특히 훈련에서 2UEx는 기존의 미 2사단과 전혀 다르게 행동했다고 한다. 치고 빠지는 식의 전술을 보였다. 2UEx 예하부대는 첨단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어 지상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개구리가 점프하듯 신속하게 공중으로 이동해 적진 가운데 있는 적의 핵심부대를 타격했다. 일정한 전선을 형성해 밀고 당기는 식의 작전을 벌이는 현재의 한.미 연합군 작전과는 크게 달랐다.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 모든 전투력을 집중한 결과 가상적에 대해 순간적으로 절대적으로 우세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 막강한 전투력 2UEx=2008년까지 무인정찰기가 모두 도입되면 1차로 완성될 2UEx는 현재 미 2사단에 비해 월등한 전투력을 갖게 된다. 미 육군은 2UEx 예하에 5~6개의 여단(UA)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10개가 넘는 여단으로 확충하겠다는 것이 미 육군의 계획이다. 미 육군은 장비 총무게 1만2000t인 1개 미래여단(UA)을 96시간 내에 지구상 어느 곳이든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UEx는 개량된 야포와 다연장포로 정확하게 포격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 여단과 다목적 항공여단을 비롯해 로봇 전투병 등으로 무장한 미래형 전투대대(FCS:Future Combat System)로 신속하게 적을 공격할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적의 움직임을 손바닥처럼 파악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UAV)와 다기능 대포병 레이더, 레이저 표적조사기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이런 감시장비와 무기는 전투기 및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인공위성 등과 연동돼 효율적으로 이용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UEx(Unit of Employment-x)란=미 육군이 미래 목표전력(objective force)의 하나로 추진 중인 신개념의 작전사령부급 부대. 군단과 사단의 중간 규모로서 최첨단 장비로 무장된다. 미래 목표전력은 실제 전투부대인 UA(Unit of Action)와 이를 운영.지휘하는 UEx, 그리고 증강된 군단급 규모인 UEy(Unit of Employment-y) 등으로 구성된다. UEx에는 기갑 UA를 비롯한 보병UA.항공UA.지원UA와 스트라이커 여단 등이 소속된다.

1개의 UA는 미래형 전투대대(FCS) 6~8개로 구성된다. 미 국방부는 무인 전투장비 등 미래 첨단무기로 무장하게 될 이 전투부대를 2008년부터 시험 가동한 뒤 2014~2018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UA를 만들 계획이다. 주한 미 2사단도 각종 조정 과정을 거친 뒤 이때쯤 완전 개편된다. 2030년쯤 UA 등 미래 목표전력이 완비되면 기존의 미 육군부대 및 무기는 대부분 폐기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