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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한·일 의원 친선바둑 10년 만에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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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0년 동안 중단됐던 한국과 일본 의원 간 친선 바둑대회가 내년 1월에 서울에서 다시 열린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서다.

국회 기우회장인 새누리당 원유철(52·평택갑·아마 5단·사진) 의원은 지난달 25일 일본을 방문, 일본 기우회장인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 등을 만나 한·일 의원 바둑 교류전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원 의원은 지난달 29일 “바둑은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자기 집을 더 많이 짓는 상생(相生)의 스포츠”라며 “바둑 교류전을 통해 양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닌,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일 의원 친선 바둑대회는 1999년 일본에서 처음 열린 뒤 2004년까지 6차례에 걸쳐 교대로 주최했다. 하지만 17대 총선에서 원 의원이 낙선하는 등 의원 구성이 바뀌면서 맥이 끊겼다.

 한·일 간의 맞대결답게 승부도 치열했다. 역대 전적에선 한국이 4승 2패로 앞선다. 10명씩만 참가하다 보니 보통 아마 초단 이상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소문난 바둑 애호가였던 김종필 전 총리는 3급이어서 참가하진 못한 아쉬움을 번외 대국으로 달랬다고 한다. 원 의원은 “유엔총회 의장이었던 한승수 전 총리는 교류전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본까지 온 일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

 - 10년 만에 대회가 성사됐는데.

 “내년이 한·일 수교 50주년인데, 북핵 문제 등 양국 간 협력해서 풀어야할 현안들이 너무 많다. 한·일 관계가 이대로 가다간 끝이 안 보일 것 같았다. 과거 미국과 중국이 수교할 때 탁구를 통한 핑퐁외교를 했던 것처럼, 수담(手談, 바둑 두는 걸 표현하는 용어)으로 관계 회복의 모티브를 찾자는 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다.”

 - 바둑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간 나오토 전 총리는 위안부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많이 이해하는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이다. 우리의 주장을 아베 내각에 전달하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한·일 교류전에 모두 참가했는데, 기억에 남는 대국은.

 “일본 방위성 장관인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의원과의 대국이다. 방위성 장관답게 공격적으로 덤벼들면서 전투바둑을 두더라. 결국엔 되치기로 이겼다. 이번 교류전에 전직의원 자격으로 참가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꼭 다시 겨뤄보고 싶다.”

 - 한·중·일 의원 친선 바둑대회는 안 여나.

 “그렇지않아도 내년 8월에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북한과 대만의 참여도 이끌어 낼 계획이다. 반상 외교를 통해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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