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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시장의 오일 세일즈 외교 “한국과 좋은 관계를…”

중앙일보

입력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30일 오전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 애니스 파커(사진) 미국 휴스턴 시장이 한국어로 된 명함을 건네며 활짝 웃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 정계와 재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날 요량으로 만들어온 준비물이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휴스턴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텍사스주에 있는 휴스턴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석유의 도시다. 지역 경제의 절반이 석유산업과 관련이 있을 정도다. 유전이 몰려있는 텍사스주는 최근 몇년 사이 미국을 바꿔놓은 '셰일혁명'이 일어난 발원지이기도 하다. 그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의 개발로 미국이 에너지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며 "이 변화의 중심에 휴스턴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에너지 시장인 셰일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0여 년간 미국산 원유 수출을 막아왔다. 셰일혁명으로 원유강국으로 미국이 급부상하면서 최근 들어 원유 수출 규제가 풀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파커 시장은 "천연가스로 (수출을) 시작해 본격적인 원유를 해외로 수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시기나 방법을 언급하긴 어렵다"면서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의 업스트림 분야에 많은 사업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분야의 협력을 위해 지난달 29일 한국석유공사를 방문하기도 한 그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파커 시장은 지난 5월 대한항공이 인천-휴스턴 간 직항로를 개통한 데 대해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텍사스주에 있는 달라스는 직항편이 있어 한국인들의 유입이 많은 데 비해 휴스턴은 뒤쳐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직항 개통을 계기로 휴스턴을 찾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휴스턴에 대한 한국기업의 직접 투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커 시장은 한국 제조 기업들의 휴스턴 투자 유치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휴스턴은 석유 외에도 의료산업이 발달했을뿐만 아니라,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는 항구와 숙련된 근로자들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면서 "자동차와 소비재 분야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높여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와 휴스턴간의 무역은 2012년 59억 달러에서 2013년 63억 달러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휴스턴의 한국 수출은 지난해 기준 약 2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9%가 증가했다. 휴스턴엔 삼성과 LG전자,SK네트웍스,SK하이닉스 등이 진출해 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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