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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한국축구,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

중앙일보

입력

 
울리 슈틸리케(60)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쓴소리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 축구에 대해 여러가지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문전에서의 마무리 능력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0월 A매치 출전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는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돌파가 잘 이뤄지지만 골로 마무리하지 못한다. 이걸 해결하는 게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볼 점유율이 높고 상대 골대 앞 20m 부근까지는 무난하게 접근하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과정이나 슈팅 정확성에 문제를 보이는 한국축구의 약점을 날카롭게 짚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팀의 목표를 '골 결정력 강화'로 잡겠다"고 말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제외하고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전북)을 재발탁한 것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김신욱이 종아리 부상을 당해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명단에 넣지 않았다"면서 "선발할 수 있는 공격자원이 이동국 뿐이었다. 때문에 김승대(포항)를 추가해 공격진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표팀 멤버 22명 중 16명이 26세 이하 선수들"이라면서 "축구 인생의 전성기를 보내는 26~32세 사이의 선수들에게 경험을 이식하기 위해 (이동국을 비롯해) 30대 이상의 노장 선수 3명을 뽑았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선발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나는 어떤 선입견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K리거 뿐만 아니라 기존 대표팀 멤버들도 새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대표팀에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파 멤버들에 대해서도 "유럽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지만, 벤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라며 주전경쟁에 매진할 것을 에둘러 주문했다.

전술적 색채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장점을 극대화하는 축구'를 천명했다. "아시아 선수들은 유럽 선수들만큼 체격이 크거나 파워가 강하지 않지만, 빠르고 활동 반경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 그는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팀을 이끌 것"이라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달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A매치 데뷔전을 치른다. 14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상대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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