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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지적재산권·기술우수기업 대출은 부실 생겨도 실적 평가에 반영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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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신한금융그룹이 지원하는 장애 청년 드림팀 10기가 한동우 회장(오른쪽에서 셋째)이 참석한 가운데 발대식을 열었다. [사진 신한금융그룹]

자산규모 기준으로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가 된 신한금융그룹이 내세우는 두 가지 모토는 ‘창조적 금융’과 ‘따뜻한 금융’이다.

‘창조적 금융’은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에 발맞춰 기술금융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최근 ▶기술금융역량 기반마련 ▶인프라 구축 ▶기술금융 가치창출로 이어지는 기술금융 활성화 3단계 전략방안을 마련했다. 산업기술평가팀 10명, 기술전담심사역 24명 등 전담 인력도 추가로 배치했다. 서진원 행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제때 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기술금융 지원에 적극 힘써 달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일선의 영업 방침이다. 기술평가 우수기업에 대한 대출, 특허 등 지식재산권(IP) 대출, 창조적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성과 지표에 반영하지 않도록 면책기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기술금융 지원 실적을 평가 체계에 추가하고, 취급액의 최대 150%까지 영업점 실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신한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은 지난 5일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우수기술 보유 창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출시한 ‘기술형 창업지원대출’만 은행권 최대 규모인 7402억원이 나갔다. 자체 기술금융 상품인 ‘연구개발 우수기업대출’도 7152억원을 지원했다. 최근 출시한 기술신용평가(TCB) 관련 대출 실적도 503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기술금융 지원 상품인 ‘창조금융대출 패키지’를 마련해 연말까지 8800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베트남, 중국, 인도 등 5개국에 ‘글로벌 지원 데스크’를 만들었다. 신한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기업들도 ▶교통과 통역 ▶법률·회계 서비스▶부동산 소개와 정보제공▶현지금융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달 초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무역보험기금 100억원을 특별 출연하는 ‘중소·중견기업 해외프로젝트 금융지원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외 진출 초기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중견 기업에 사업성 검토 비용과 보험료로 업체당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따뜻한 금융’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그룹의 미션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한동우 회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챙기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는 취임 초부터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공유가치창출(CSV)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이 사용한 사회공헌금액은 788억원이다. 미소금융재단,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사업, 자선단체 기부 등에 쓰였다. 그룹 내 2만3000여명의 직원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0.5시간을 봉사활동에 썼다. 매월 급여에서 1만원 단위로 기부하는 ‘사랑의 1계좌’ 운동, 급여의 끝전을 모아 활용하는 ‘급여 끝전 모으기’, 승진이나 합격, 출산, 수상 등 본인이 정한 ‘좋은 날’에 기부를 하는 ‘좋은날 좋은기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신한장학재단은 지난해까지 4364명에게 139억3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7개 계열사가 참여해 출연금 1000억원을 쌓아둔 상태다.

이런 노력은 해외에서 먼저 평가받았다. 미국 다우존스는 지난 11일 신한금융그룹이 DJSI 월드 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World)에 2년 연속 편입됐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그룹으로는 처음이다. 1999년 이후 매년 발표하는 DJSI는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2500여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적 성과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올해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전체의 12.6%에 해당되는 319곳이었다. 은행 중에는 웨스트팩(Westpac),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PLC), 씨티(Citigroup Inc), BNP파리바, 바클레이스를 비롯해 25개 회사가 편입됐다. 한 회장은 “신한이 2년 연속 DJSI 월드에 편입된 것은 사회책임경영 전략의 수립과 투명한 성과 보고 등 체계적인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펼쳐 온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회장은 싱가포르 소재 금융연구 전문기관인 아시안 뱅커(The Asian Banker)가 뽑은 ‘2014 리더십 대상’에서 2014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금융 CEO로 선정됐다. 2006년 이 상이 제정된 이래 한국인으로서 선정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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