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로 만들어도 신라면보다 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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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복수 아이쿱생협연대 회장

대기업 및 정부의 횡포로 소비자는 유기농 식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서울대 이기원 교수팀이 서울대병원에서 주최한 '웰니스커뮤니티' 포럼에서 아이쿱생협연대(이하, 아이쿱생협) 신복수 회장은 "우리나라는 식품 대기업과 정부·언론이 식품안전정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신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대기업의 횡포가 식품 가격에도 미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밀로 직접 라면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우리밀을 쓰지 않는 신라면(농심)보다 싸다"며 대량 생산해 단가를 낮추는 경제 원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아이쿱생협은 지난해(2013년) 우리밀 생산량 1만5000톤(t) 중 5000톤을 소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친환경 밀을 우선 소비하는데, 유기농 라면·빵 등을 자체 생산해 회원들끼리 소비하는 형태다. 신 회장은 "우리밀은 일반 밀에 비해 가격이 4배가량 비싸다"며 "식품기업이 절대 쓸 수 없는 이유"라고 못박았다.

▲ 24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웰니스커뮤니티' 포럼에서 아이쿱생협의 주장에 대해 열띤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김대훈 아이쿱생협 팀장은 "먹어야 하는 사람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 모두 소비자"라며 "정부·기업·언론은 GMO(유전자재조합식품)·잔류농약 등 식품안전정보를 국민에 정확히 알리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아이쿱(iCOOP)생협은 '나(I)'라는 주체들이 생협의 이상(ideal)을 위해 언제나 초심(innocence)을 잃지 않고 혁신(innovation)을 통해 생협운동을 펼쳐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co-operative)을 표방하고 있다. 쉽게 말해 생산자가 농가에서 직접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작물로 친환경 물품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는 단체이다. 기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여러 단계 유통과정을 생략했다.

조합원 수는 20만 명으로, 조합원 1명이 1가구를 대표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 총 가구수의 1%가 아이쿱생협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매출은 4300억 원으로, 동종 생협 대비 1위를 달리고 있다. 2020년에는 조합원(가구)이 우리나라 국민의 3%인 5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 신복수 아이쿱생협연대 회장이 아이쿱생협의 자급자족 마을인 '구례자연드림파크'을 설명하고 있다.

▲ 신복수 회장이 2020년 우리나라 국민 3%가 조합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산 밀 자급률이 1% 안팎인 상황에서 우리밀만 고집할 수 있는가" "'우리밀'이라는 품종이 따로 있는데 국내산 밀을 우리밀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패다" "유기농 식품의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한 편을 극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공포마케팅이지 윤리적 소비이겠는가?"라는 지적도 제기돼 정부·기업·언론과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한편 웰니스커뮤니티 포럼은 서울대 이기원 교수팀이 매월 1회 서울대병원 치과병동 강당에서 개최해 오고 있다. 식품을 포함, '웰니스'를 주제로 해당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와 언론·학계 관계자 20여 명이 모여 강의 및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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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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