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기세 한 풀 꺾여…허준, 아쉬운 은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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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의 금빛 찌르기가 한 풀 꺾였다. 남자 플러레의 허준(26·로러스)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15위 허준은 22일 경기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플러레 결승전에서 랭킹 1위 마젠페이(30·중국)에게 14-15로 졌다. 허준은 마젠페이에게 다소 밀렸지만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경기력으로 3라운드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10-1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리에 쥐가 나며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다. 그는 5분여 동안 다리 마사지를 받고 몸 상태를 점검한 후, 다시 피스트에 올랐다. 적극적인 공격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스텝이 다소 느려졌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14-14까지 끌고 갔지만 결국 한 점을 따지 못했다.

허준은 비록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딴 바 있다. 최근 남자 플러레는 침체기였다. 허준이 2013,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 2연패에 성공하면서 남자 플러레 희망이 보였다. '남자 남현희'로 불리는 허준은 1m69㎝·58kg 작은 체구가 약점이었다. 하지만 '땅콩검객' 남현희(33·성남시청)처럼 작은 키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약점을 보완해 나갔다. 그는 한 발 더 많이 움직이면서 상대를 공략했다. 또 상대의 공격을 막고 역습을 하는 지략도 남달랐다. 허준은 비록 우승 문턱에서 발걸음을 돌렸지만 단체전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다.

고양=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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