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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지구 분양 되기도 전에…주변 아파트 값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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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분양을 앞둔 택지개발지구 등 대단지 인근 기존 아파트.분양권 가격이 들썩인다. 새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 아파트가 인근 시세보다 높게 분양된 후 주변 기존 아파트.분양권 값이 따라 올랐으나 요즘은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르면 상반기 분양할 예정인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인근 구갈2지구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요즘 아파트 분양권을 사려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평형에 따라 1천만원 이상 올랐는데도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팔린다.

이 지구에 있는 굿모닝공인 전정호 사장은 "인근 동백지구 분양가가 이곳보다 높은 평당 6백80만~7백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구갈 2.3지구 아파트시장이 벌써부터 움직인다"고 전했다. 새천년그린빌.성원상떼빌 등의 32평형대가 2억원선으로 동백지구 예상 분양가와 비슷하려면 1천만원 정도 더 오를 여지가 있는 셈이다.

LG건설이 다음달 초 1차로 3천6백여가구를 쏟아내는 경기도 양주군 일대에도 최근 들어 투자자의 발길이 잦아졌다. 삼숭리 아리랑공인 관계자는 "LG 분양가는 평당 4백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지난해 4월 평당 2백90만원선에 분양된 성우아침의미소 분양권은 평당 3백만원을 약간 웃돈다. 적어도 LG의 분양가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고 서울 등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풍림산업이 1천7백여가구를 내놓을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 일대 기존 아파트 시세도 풍림의 평당 예상 분양가 5백만원에 못미쳐 거래 문의가 잦아졌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전한다.

대우건설은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에서 23일 1천여가구를 분양하는데 이 영향으로 인근 SK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평형에 따라 이달 들어 7백만원까지 올랐고 가격 상승을 기대한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방도 마찬가지. 지난달 초 평당 7백만원 이상에 분양된 부산 연제구 거제동 월드메르디앙이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자 SK건설이 3천여가구를 내놓을 남구 용호동 기존 아파트도 오를 조짐이다. 용호동 대길공인 배재한 사장은 "이미 분양된 단지의 최고 시세가 평당 6백만원 이하여서 평당 50만원 정도는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9백80여가구의 대우푸르지오 분양을 앞두고 있는 울산 울주군 구영리의 아파트들도 소폭 오르고 있다. 대우 분양가가 평당 3백50만원선으로 알려지자 평당 3백만원 이하인 기존 아파트를 사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전했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투자자들이 올해 껑충 오른 분양가가 시세를 끌어올린 것을 경험한 '학습효과'로 인해 이제 앞서가기 시작했다"며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만큼 분양가를 잡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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