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운 추곡가줄다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병현부총리보고=82년도 경제여건은 금년보다 나아질 것이나 또하나의 어려운 해가될 것이다. 그과정에서 파생되는 모든어려움은 농민·근로자·기업·가계·정부등 경제의 모든 구성원이 똑같이 분담해야할 것이다.
추곡수매가와 관련해 쌀방출가의 억제를바라는 근로소비자, 농가소득·근로소비자생계안정및 양곡기금적자해소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정부, 그리고 농민의 이해가 각각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국민경제 각주체간의 공평한 고통분담을 기하기위해서는 수매가는 10%선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지난해에 수매가를 25%인상한 것은 흉작에 따른 정부지윈 때문이다.
단보당 쌀생산비는 14.2% 올랐으나 생산량이 늘어 가마당 생산비는 하락했다. 79년의 수매가는 가마당생산비보다 47% 높은수준이었고 80년도는 13.6%이며 올해 수매가를 10%인상해도 57% 높은 수준이 된다.
내년도 수매가를 8백만섬으로 20%인상하면 통화대비 한은차입율이 73%나되어 경제의 안정운용이어렵다.
86년까지 양곡관리기금의 적자를 해소하기위해서는수매가격보다 방출가격이 높아야한다. 20%를 인상, 수매가를 5만4천9백원으로 하면 조작비를 포함해 판매원가가 6만5천7백원이 되고 방출가를 20% 올리면 중품가격이 6만2천원으로 쌀값이 40.9% 오르는 결과가 된다.
지난 3년간 제조근로자의 임금은 낮아져 내년에도 3∼4%의 실질 임금감소가 예상되고 실업자도 73만2천명에 이를전망이다.
수매가를 20% 올리면 총통화는 20%, 식료품은 20%이상, 임금압력요구는 20%에 이르러 실질소득의 증대없이 경제체질만약화된다.
농업도 보호의 심화보다는 구조개선을 통한 생산성향상을 촉진하고 농가소득의 증대는 종합적인 농외소득증대시책을 통해 원천적으로 대응해야한다.
과거와 같이 농가소득보상과도시근로자생계안정을 동시에 추구할 경우 양특적자의 누적으로 물가가상승하고 농가실질소득감소의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 흉작인 지난해 재정지원·미가상승으로 농민의 어려움을 다른 부문이 함께 부담했다.
작황이 좋은 올해에는증산으로 인한 이익이외에농민에게 추가이익을 주기위해 다른부문에 부담을 늘리기 어렵다.
▲오상현의원(민한)질의=양특의 인플레기여율은1.6%인 반면 도매물가억재에 기여한것은1.8%다. 양특적자가 인플레원인이라고만 할수있는가.
▲곽정현의원(민정)질의=지난 75년부터 80년까지임금상승률은 2백82.6%인데 곡가는 1백34.6%밖에 안올랐다. 3년간 흉작으로 고생한 농촌경제를보상해주기위해 수매가를 23%인상하고 9백만섬을 매입하라.
▲김영광의원(국민)질의=지난해 그많은 외미를 13개국에서 구걸하다시피 도입한 정책적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변질미에 살충제를 뿌린다는데 인체에는 해롭지 않은가.
▲신순범의원(의정)질의=식량자급률이 65년 94%, 75년 73%, 80년 50%로 계속 떨어지고 도입량은 늘고 있다. 장기 곡물도입계획이 수립되어 있는가.
▲신부총리답변=정부에농외소득기획단을 구성했고 시험계호기을 여러곳에서 실천할 생각이다. 농촌경제는 쌀값만 올려서 해결될수는 없으며 기본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돼야한다.
비료회사의 원료가 석유로 되어있어 국제경쟁에 어렵고 외국과 합작 때문에 정부마음대로 할수 없다. 합작기간이 끝난후 생산비가 많이들면 폐사하든지 경영을 합리화해 비료값을 싸게하겠다.
▲고건농수산장관답변=다행히 도입외미중 식용으로 못쓸만큼 변질된 것은 없다. 품질저하가 우려되는것은 최우선으르 가공방출했다. 보관양곡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포스톡신으로 처리해 인체에는 무해하다. 주곡만은 식량안보차원에서자급하겠다는것이 원칙이다.
▲김종하의원(국민)질의=모든 정당이 수매가 인상률 10%가 부당하다고 했으니 정부는 국회의 의견을 들어 재조정·인상하겠다고 답변하라. 도시근로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쌀값을 못올리겠다면서 공산품가격은 막 올리는것은 농민의 희생만을 강요하는것아니냐.
▲이형배의원(민한)질의=식량은 얼마든지 도입할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주곡 자급계획이 달성된다. 농촌인구중 노령·부녀자가 75%를 차지해 영농의 기계화·과학화가 안된다. 양특적자를 일반회계에 편입할 생각은 없는가. 수매가를 대폭올려 농민들이 부채를 청산할 기회를 갖도록 해야한다.
▲이효곡의원(민정)질의=아직도 농가의 주소득원은 미곡이다. 지금까지 매년쌀생산량의19.8%씩(평균)을 수매해왔는데 그 비율이라면 금년엔 7백50만섬을 수매해야한다. 농민의희생폭이 다른 계층과 균형을 이루어야한다. 비료값이 일본·대만보다 비싼 이유는 무엇인가.
▲신병현부총리답변=경제란 한부문의 물가가 고정된다고 해서 다른 부문이 따라서 고정되는 것이 아니다. 각계각층이 희생을 분담해야한다. 공산품중에도손해보면서 값을 못올리고있는 것이 많이 있다.
내년에는 이미 계약된것외에는 외미를도입않겠다. 양특계정을 일반회계로 돌리는 것은 곤란하다. 변동비를 보충하기위해 비료의 적자수출은 불가피하다. 쌀이 총체적인 물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진 것은 사실이다.
▲고건농수산장관답변=미곡의 보관연수와 변질가능성은 함수관계에 있다. 도입외미중 가장 오래된 것은 77년산 일본쌀인데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주곡자합7개년계획이 끝나면 자급이 가능하다.
도시나 농촌간의 소득격차를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80년도 평균소득을 보면 농촌이 도시의 84%인데 지출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금년7월말현재 농가당 평균부채액은 94만원이다.
비료의 공장도가격은일·대만보다 비싸나 소비자가격은 비싸지않다. 농촌후계자 병역면제는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
▲민병초의원(민한)질의=수매가를 10%올리면 경제구조와 대외경쟁력이 개선 강화되고 20% 올리면 악화된다니 납득할수없다. 하곡수매예시가를 발료할용의가 없는가.
▲김식의원(민정)질의=과거의 예를보면 풍작때일수록 가격지지릍 위해 수매비율이 높았다. 생산량의4분의1은 수매해야한다.
▲신부총리답변=10%인상과 20%인상의 차이는 아주 크다. 양특적자는 당장에는 탕감하기 어려우나 일반회계에 여유가 생기면 충당할 생각이다. 8백만섬, 1천만섬을 사들였으면 좋겠으나 통화량이 감당못한다. 경제운용이 경직화되어있다는 지적이나 문제는 그정도로 심각하다.
▲고건농수산장관답변=보리가격예시제를 현싯점에서 실행하기어려우나 내년도에도 전량수매한다는 방침을 시달한바 있다. 농가의 영농규모확대를 위해 농지제도의 개선을 연구중이며 경작의 제도화, 농지소유상한선개선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토지소유상한선의 완전철폐는검토하지않고 있다.
▲조기상의원(민정)질의=추곡수매가 결정에있어 기획원의 태도는 마치 약육강식과 같다. 쌀을 담보로 융자를 해주어 수매가의 소폭인상을 보상해줄 용의는 없는가.
수매가 인상률은 최소한 물가인상률만큼은 되어야한다. 인삼과 잎담배의 수매가는 17%이상으로 책정했으면서 미곡은 10%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안건일의원(민한)질의=농민의 평균소득이 도시의 가정부소득보다 적다.
농민의 최저소득 보장제를 도입할 때가 오지않았는가.
▲홍사덕의원(민한)질의=수매가 10%인상은 새시대 농민생활의 앞날을 어둡게하는 것이다. 고건농수산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내도록 민한당에 건의하겠다.
수매가 결정에 앞서 정부·민한당·가톨릭농민회등 3자가 TV에서 공개토론을 벌이자. 수매그를 좀더 올려줘도 농민들이 부채를 갚기때문에저절로환수된다.
▲신부총리답변=경제문제란 꼭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선진 미국도 그렇지 못하다. 쌀을 담보로 융자하는것도 통화량을 증대시키기는 마찬가지다. 인삼의 수매가가 높은 것은 수출을 전제로 한것이기 때문이며 엽연초는 전매청이 사주지 않으면 팔데가 없는 실정이다.
농민의 최저소득제는 감히 엄두도 못낸다. 채권발행으로 양특적자를 일반회계에 돌리는 것은뜻이없다.
▲고농수산장관답변=추곡수매가 제반 영농비상승과 농촌경제실정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관이 직을 걸고 수매가 인상을 관철하는 것은 용기의 문제가 아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