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의학 머리크기와 지능 관계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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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의 두뇌는 이세상의 그 어느 물질보다도 세밀한 조직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때문에 현대의학으로도 신비한 두뇌의 기능을 확실히 규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 노벨의학상을 받은「스페리」박사는 우리의 두뇌중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의 좌우 반쪽, 즉 2개의 대뇌우구의 비밀을 밝히는데 주목할만한 업적을 이룩했다. 대뇌는 충고의 중추이며 몸의 기능전체를 조정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다. 대뇌는 좌우의 우구로 나뉘어 있는데 원폭반구는 주로 신체의 오른쪽 절반을, 오른쪽 우구는 신체의 왼쪽 절반을 지배한다. 좌우반구는 기능상에서 미묘한 약간의 차이가 있는것으로 어렴풋이 알려져왔는데「스페리」박사는 이 기능상의 차이를 실험을 통해 확실히 규명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왼쪽대뇌반구는 언어를 컨트롤하고 계산·판단능력·논리적인 처리·사고의 진행을 조정하는 보다 고차원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오른쪽 대뇌반구는 왼쪽대뇌반구가하는 역할도 다소하지만 주로 종합기능·감정·예술·공간에서의 몸위치나 신체일부를 파악하는 역할등을 한다고 알려졌다.
연세대병원 신경외과과장 이규창박사는 실제로 오른쪽 대뇌반구의 특정부위를 손상당한 환자는 팔다리가 있는데도 일부 다리나 팔이 없는것같이 행동하고 있어 오른쪽 다리반구의 신체파악 기능을 확인할수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대생리학교실의 금철교수는 우리가 음악을 들었을때 어떤곡이며 무슨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것을 아는 기능은 오른쪽대뇌반구가 하는 역할이며 왼쪽대뇌반구는 각음절과 같은 특수한 개개의 의의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박사에 따르면 사람의 97%는 오른손잡이이며 이들의 왼쪽대뇌반구가 더욱고도의 역할을 하며 왼손잡이는 고도의 역할을 하는 대뇌반구가 왼쪽일수도 있고 오른쪽일수도 있다.
2개의 대뇌반구는 무수한 신경다발로 연결돼있다. 뇌종양이나 혈관종같은 뇌실안의 질환에 걸리면 이를 절제하기 위해 2개의 대뇌반구를 기능장애나 후유증이 거의 없이 절단하는경우가 있다. 「스페리」박사는 간질환자를 치료하기위해 대뇌좌우반구를 절단하는 수술을 하고 기능분화의 연구를 했다.
대뇌반구에 대한 연구가「스페리」박사에 의해 어느정도 진전을 본반면 간뇌의 친상하부를 비롯, 두뇌의 여러곳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란 물질에 대한 신비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엔돌핀은 통증을 억제하는 물질로 마약중에서 통증억제기능만 뽑아놓은것과 같다. 암의 말기증세를 비롯해서 질병·부상등에서 많은 통증을 경험하는데 이 엔돌핀의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만 알아내면 통증을 정복하는데 획기적인 진보를 이룩하는 셈이다.
현대의학은 이 엔돌핀이 어떤경로로 분비되는지, 통증억제외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등을 아직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통증에 대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의 차이가 있는것은 이 엔돌핀분비량의 차이때문이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우리가 잠을 자는것도 두뇌와 관계가 있다. 깊은 잠에 들면 감각·운동신경은 쉬지만 대부분의 신경 세포는 더활발히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박사는 말한다.
잘때는 호흡이 느려져 폐활량이 적어지고 이에따라 탄산가스가 증가하며 혈류량도 늘어나 뇌활동이 활발해 진다는것.
꿈을 꿀때는 사고에 관계되는 신경이 활발해질때다. 이때 자면서 눈동자를 움직이는데 이때가 렘(REM)의 잠의단계다.
골치아픈 문제에 부닥쳐 머리가 복잡해질때 그일을 잊고 한참 자고나면 머리가 깨끗이 정리될때가 많은데 자면서 고심하던 두뇌의 부분이 상당히 휴식을 취하는게 아닌가 짐작되고 있다.
두뇌는 적응력이 대단히 강한것으로 알려져있다. 지구의 한쪽에서 다른쪽을 수시로 왕복하는 여객기의 스튜어디스가 밤낮이 바뀌는데 대한 적응력이 대단히 강한것은 두뇌가 훈련을 통해 그만큼 적응력을 발휘했기 때문.
원시인이나 원숭이같은 유인원은 전두엽이 작아 지능지수가 낮다. 그러나 같은 사람끼리는 두상과 그 크기가 지능지수와 상관관계가 그렇게 크지않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짱구형」의 머리가 지능지수에서 앞선다고 알려져왔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일은 아직없다.
지능지수는 신경세포와 관련이 깊다는것. 배움의 과정을 잘 받아들이고 지식의 흡수력이 높으며 응용력이 높은 신경세포를갖고 좋은 교육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지능지수가 높다는것이다.
사람의 대뇌피질은 1백40억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신경세포가 줄어든다. 그러나 신경세포의 훈련이 대단히 중요하므로 잘만 훈련하면 노년에도 훌륭한 지혜를 발휘할수 있다. 따라서 끊임없이 두뇌를 사용함으로써 지능지수를 높이고 훌륭한 업적을 남길수있는것이다.<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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