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난 수뢰액수 -저질연탄 수사서부터 구속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12일 동자부 석탄국장 윤석구씨와 서울시 연료과장 최영진씨, 석공영업1과장 금광수씨등 3명이 구속되자 해당기관에서는 모두 의외라는 표정들.
동자부 윤국장의 경우 연탄업자 3명이 구속된 8일밤 TV에 출연, 전국의 연탄수용가에 대해 암으로의 연탄수급전망, 질향상문제, 동자부의 입장등을 당당히 설명한데다 지난9월 수사착수후 검찰수사팀과 회동, 토론을 하는등 연행되기전까지는 「수사협조자」였기매문.
또 서울시 최과장은 그동안 국무총리조정실에 연료행정개선책을 제출하고 동자부에 대해서도 강한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최씨의 구속은 업자들의 수회창구역할을 한 연료지도계장 임자빈씨(수배중)를 대신한 책임문책으로 풀이.
○…윤국장등 3명에 대한구속영장은 서울형사지법 이유주판사가 12일 상오11시부티 기록을 검토, 하오l시 발부되었다.
집행에 앞서 지검특수1부 임상현부장검사는 조사실로 윤국장을 찾아『그동안 국민들 가슴에 응어리진 불만을 업자구속만으로 납득시킬수는 없고 책임행정을 구현하자는 현시점에서 이런 엄청난 사건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아닌가. 엄청난 금품수수사실이 밝혀진이상 한사람이 책임을 질 경우 다른 부하직원에 대한 책임추궁은 않겠다는 것이 검찰입장』이라고 구속영장이 발부됐음을 암시.
이에대해 윤국장은『고맙다. 물의를 일으킨데 책임을 통감한다』며『구속이나 안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는 것.
○…10일하오 검찰에 연행된 윤국장이 처음 자백한 뇌물액수는 20만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최소한 뇌물액수인 2백만원이상이 자백으로 나올줄알았던 검찰은 긴장. 그러나 업자들의 장부와 돈을 건네준 메모지등을 제시하자 차차 액수가 늘어나 10일밤11시쯤엔 자백액수가 1천9백만원대를 넘어섰다는것.
담당 박주선검사는 본인의 기억이 정확지않고 증거능력이 없어 배척한 부분까지 합치면 5천만원대는 찾아낼수 있었다고.
구속집행 직전 그의 지갑속에는 빳빳한 1만윈권으로 50만원이 들어있어 『참고로 묻는것인데 웬돈이냐』고하자 『용돈이다』고 대답, 공무윈이 평소 지니고 다니는 용돈치고는 너무 많은액수가 아니냐고 모두들 한마디씩.
○…삼표·삼천리·대성연탄이라하면 시장점유율 68·8%의 대메이커들. 이가운데 삼표(24·8%)와 삼천리(26·5%)의 선두다툼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일.
10월1일 열린 삼천리연탄의 사내체육대회장에 하루전부터 삼표연탄이 검찰수사를 받고있다는 소문이퍼지자 체육대회장은 축하(?) 무드였다는것.
삼천리측은 부랴부랴 「대외비」장부를 허리깊이의 땅속에 파묻었으나 결국 검찰에 압수되고 자신들도 철퇴를 맞았다.
○…연탄업계의 로비활동비가 『짜다』는 것은 다른 제·조업계에서도 하는말이지만 이번 검찰수사에서도 입증이된 셈.
서울시 최과장이나 석공금과장이 단한번에 건네받은 최고 뇌물액수는 30만원. 대개는 5만원정도였고 모역강에게는 3만원짜리 뇌물로 화차배정 편의를 받기도 했다는것.
철도청은 화차가 남아돌아 옛날같은 학차배정을 둘러싼 부정은 있을수 없다고하지만 업자들은 원칙대로하면 아직도 강원도탄광에서 서울 청량리역까지 1주일의 수송기간이 걸린다고 진술, 「급행료」가 아직근절되지 않았음을 암시.
○…수사팀의 유일한 기동력인 부장검사승용차는 연일 연탄공장 공장장등 연장책임자들과 장부를 압수 실어나르느라 새까맣게 연탄가루가 묻어 아예 시트카바를 까만색으로 바꿨다.
또 조사실이 있는 검찰청 15층복도 계단과 엘리베이터는 연일 연탄가루가 흩어져 이를 닦아내느라 청소부들이 투덜대기도.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검특수1부에는 하루 10여통의 시민들의 격려엽서가 날아들어 지친 수사팀에게 청량제가 되었다.
대부분 가정주부들의 엽서지만 그중엔 『우리엄마 연탄불때문에 고생하시는걸 보고 안스러웠어요. 검사선생님들이 이번에 나쁜 연탄을 없애서 우리엄마 고생을 덜어주세요』라는 국민학교 꼬마들의 엽서도 있어이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