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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때 금동불·마애불상 발견|황수영·장충직 교수, 문경군 사불산 대승사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경북 문경군 산배면 사불산 대승사(주지 김능관스님)에서 고려시대 금 동 관음보살상과 대형 마애여래 상이 발견돼 이 시대 불교미술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사불산 일대의 유적을 정밀 조사한 황수영·장충직(동국대) 두 교수는 대승사 비실에 안치돼있는 불상이 우리 나라에는 몇구 남아있지 않은 고려시대의 희귀한 금동 관음상임을 확인했다.
이 관음보살상은 총 높이 85cm의 독립상으로 머리에는 보관을 지니고 있으며 법의는 두 어깨를 감춘 통견대의. 앞가슴과 무릎에 보살 특유의 영낙 등 장엄구가 화려하고 몸매와 눈·뺨 등은 고려시대 형태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보살상 저부에는 주서로 「관음개금원문」이 적혀 있어 이 불상의 주인공과 조선 연대를 증명해 주고있다.
현존하는 고려 불상은 대부분 족불 또는 석불일 뿐 금동불은 불과 3,4구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승사에서 약2km 떨어진 곳에서 새로 발견한 마애불은 높이가 무려 6m의 완전한 여래상. 너비 3·7m의 거대한 연화소 위에 결가부좌한 이 여래상은 법주사 마애여래의상(보물 2백16호)을 연상할 정도로 얼굴 등 각 부분이 닯았으며 우람한 형태의 전체적 조형미와 조각수법 등은 고려시대의 체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걸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머리부분에는 일반불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변형된 화염문 2개가 있어 불교미술 변천 과정과 신앙형태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사불암은 신라 진평왕 9년에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삼국유사의 기록과 함께 4면에 불상이 새겨져있다. 삼국유사는 진평왕이 이를 기리기 위해 대승사를 짓고 법화경을 강론하는 망명비구를 청하여 이곳에 머무르게 됐으며 망명비구가 죽은 뒤 무덤에서 연꽃이 피었다고 전한다.
이번에 발견된 관음경과 마애상 머리부분의 화엄경은 법화경을 외던 비구의 행적과 그의 무덤에서 두 송이의 연꽃이 솟아났다는 기록과 연관, 종교 현상학적으로 주목을 받는 발견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황수영 박사는 하늘에서 사불이 내려왔고(천강사불) 땅에서 두 송이 연꽃이 솟아났다(지○쌍연)는 의미와 함께 이번에 발견된 2점의 문화재는 더욱 진지한 연구가 따라야 할 것이며 이의 보존을 위해 보물 급 문화재 지정을 서둘러야 학 것이라고 말했다. <안길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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