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육성하려면 돈을 드려다|대기업 후원 고교 창설 팀들 |성장 빨라 몇 년내 "최정상"에|북일 고(야구)·성덕여상(농구)등 짧은 연륜 불구 전국제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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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 대기업그룹들이 고교의 인기 구기종목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어 스포츠계의 새로운 현장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대기업의 후광을 업고 창설 된 고교 팀들은 대부분 일천한 연륜임에도 급속히 강호의 대열로 부상, 스포츠와 투자의 밀접한 함수관계를 재확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교 스포츠 중「대기업의 회오리」에 맨 먼저 휩싸인 것은 야구. 77년 한국화약그룹의 천안 북일 고 야구팀이 창단 되자 그때까지 대전·공주에 국한되었던 충남고교야구는 그 판도에 큰 변화를 열었고 천안 북일 고는 일약 전국의 강호로 등장했으며 작년 8월의 봉황기 대회에서는 마침내 전국 정상에 오르는 위업을 이룩했다. 전통이 크게 작용하는 야구경기에서 천안 북일이 개교 4년 5개월, 팀 창단 3년5개월만에 전국을 재 패한 것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의한 집중적인 육성의 결과였다.·
천안 북일은 창설과 함께 일급지도자인 김영덕 감독을 끌어들였고, 79년에는 2천만원을 들여 서울 운동장 야구장 크기의 잔디구장을 만들었다. 또 고교 팀으로서는 유일하게 7O평 규모의 훈련장과 동계훈련용 대형 특수 비닐 하우스를 만들었고 선수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시켜 전력강화에 만전을 기했다.
천안 북일 고에 이어 지난 3월에 창단 된 포철공고는 포항제철이 후견인.
포철공 야구팀은 발족 4개월 만인 지난 7월 화랑기 대회 (부산)에 데뷔하여 2회전에서 전통의 대전설을 5-4로 꺾어 기염을 토했고 이어 봉황기 대회에서도 동대문 상을 4-3으로 누른 후 강호 인 천고에 4-2로 패, 신생팀답지 않게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하여 일약 주목의 팀이 되었다.
전부 1년 생인 포철공 야구 선수들은 모두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장학금을 받는 등 처우에 빈틈이 없다.
한편 여고농구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생 강호 성덕 여상 팀은 태평양 화학계열. 태평양의 서성환 회장이 재단이사장인 성덕여상은 창단 1년 4개월 만인 지난 7월 대통령기 쟁탈 대회에서 여고농구의 패자로 군림, 선풍을 일으켰다. 이 팀 선수 모두 1, 2년 생들이다.
또 탁구에서 동아그룹의 동아공고가 79년에 탁구 부를 창설, 2천평의 전용체육관을 확보하고 매년 1천만원이상의 육성 비를 쏟아 올해 춘계연맹전(3월)에서 준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새로운 탁구 유망 교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축구에서도 대기업들이 잇따라 고교 팀을 창설, 인기구기종목에 대한 「재계」의 관심은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광산업 산하의 태광 종고(경기도 송탄)가 올해 축구팀을 발족 시켜 지난 6월 대통령기대회에서 활약했으며 최근 ?남의 거제 중·고를 인수한 대우는 이 학교에 축구팀을 창설, 대단한 관심을 끌고있다.
대우는 대학·실업팀에 못지 않은 운영비를 쏟아 거제 중·고 축구팀을 집중육성, 앞으로 프로화까지 겨냥하고있는 대자실업팀과 연대 체제를 이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남고 배구의 최강인 인하수대부고 (72년 창단) 는 대한항공의 한진그룹에 의해 연간예산 l천7백 만원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대통령기 배 고교축구대회의 우승팀인 광주 금호고(75년 창단)는 금호그룹에 의해 호남축구의 명문교로 육성되었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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