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한 칸 한 칸 … 중앙으로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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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2강 본선 C조 2라운드>
○·이창호 9단 ●·스웨 9단

제5보(35~41)=두 기사는 자세가 어떨까. 어제(11일) 바둑뉴스란에 올린 사진이 바로 이 바둑 대국 장면이었다. 두 기사 모두 두 손 모아 고요했다. 스웨는 이창호를 빼어 닮았다. 용모가 아니라 태도에서 그렇다. 바둑에서 목표가 뭐냐? 스웨가 답했다. “특별한 건 없다. 실력을 높이고자 할 뿐이다.” 이창호가 20대에 했던 답이다.

35~41. 모두 7수. 두는데 3~4분 걸렸다. 이 장면에선 절대의 수순이라 빨리 둘 만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신중’은 아니었고 ‘자연’이었다. 37은 이 한 수. ‘참고도1’ 1로 두기 쉽다. 하지만 꼿꼿하게 일어서는 2가 좋다. 다음 흑a, 백b가 예상되는데 흑이 제자리걸음인 반면 백은 한 걸음 앞서 나가 백이 좋다.

‘참고도2’와 비교하자. ‘참고도2’ 1(실전 37)에 대해 2는 3 젖힘 당해 나쁘다. 이후는 백a, 흑b인데 이제는 흑이 중앙을 향해 먼저 머리를 내밀고 있다. 초점은 언제나 중앙에 있다.

흑이 활기차게 한 칸 한 칸 뛰어나갔다. 좋은 자세다. 흑은 상변 삭감에 성공한 걸까. 백은 흑의 탈출을 용납할 수가 없다. 연결을 끊어서 싸워야만 한다. 이유는 하나다. 상변 백진이 대가없이 깨질 수야 없다. 격언이 있다. “날일자는 건너붙여라.” 중반 승부처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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