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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시비 일었던 미 영화 『유인원 타잔』|제작 총책임자는 한국계 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저작권시비 및 외설문제로 법정에까지 올라 화제가 됐던 미국영화 『유인원 타잔』의 제작 총책임자(Production Executive)가 한국계 여성임이 밝혀져 미 영화계에 화제가 되고있다.
주인공은 로스앤젤레스에 살고있는「이바전」양(25·본명 전희경). 전양은 『유인원 타잔』제작의 모든 책임관리를 말아 제작비 지불과 스태프 관리등을 지휘, 영화를 완성했다.
이 영화는 최근 미국전역에서 동시개봉, 현재 성황리에 상영중에 있다. 『유인원 타잔』은 지난해11월 촬영이 시작되었는데 스리랑카와 시칠리아섬에서 주로 제작되었으며 총 제작비가 1천2백만 달러(약84억원). 전양은 『엄청난 규모의 제작비를 적절히 집행해야하고 촬영·조명등 50여명의 스태프들을 관리해야 하는일이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대작을 끝내고 난뒤 큰 경험을 하게됐다』고 했다.
전양이 이 영화일을 보게된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며 제작자인 여배우 「보·데리크」와 친구이기 때문. 당초 이 영화는 제작비가 1천5백만 달러로 예상됐으나 전양이 제작총책임자를 맡으면서 제작비를 1천2백만 달러로 절약해 미 영화계에선 『제작비를 적게들이려면 미스 전을 잡아라』란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전양은 고교2학년때인 73년 이민을 갔다. 대학재학중일 때는 아르바이트로 의상모델로 일하기도 했다.
영화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모델로 일할 때 영화 『전쟁과 평화』를 제작한 제작자 「디노델로란티스」씨의 눈에 띄어 그의 비서로 일하면서였다.
1년뒤 「디노델로란티스」씨는 전양의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태도를 보고 그의 영화의 제작부 책임자 일을 맡겼는데 이것이 전양의 영화제작에 첫발을 디딘 셈이었다.
77년까지 10여편의 영화제작에 관여해 왔으며 이런 관록 때문에 전양은 「테런스·영」감독에 의해 영화 『오! 인천』의 제작부 책임자로 79년 서울에 오기도 했다.
전양은 이번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앞으로의 소원은 『내 자신이 내 영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유인원 타잔』은 대단한 화제와 함께 팬들에게 인기를 얻어 개봉 2주일만에 제작비 1천2백만 달러를 거뜬히 뽑아내는 성공을 거두었다.
전양은 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CBS-TV가 제작하는 1천5백만 달러 규모의 영화 『해적 에니』의 제작 총책임을 맡아 또다시 일에 몰두하고 있다.
전양은 직업 때문에 l년의 절반은 여행으로 보낸다.
잠시 틈을 얻으면 국민학교때부터 익혀온 동양화를 그리는 것.
2, 3년 뒤 서울에서 동양화 개인전을 갖는 게 전양의 희망이기도 하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엔 어머니 김홍자씨와 오빠 둘 동생 둘등 모두 6식구가 함께 살고있다. 작가이며 독문 학자였던 고 전혜린씨가 4촌 언니이며 가수「패티김」씨가 이모이기도 하다. <로스앤젤레스=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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