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돋보기] 박찬호 경기 중계 뜸한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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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MBC는 메이저리그 독점 중계권을 사들였으면 지상파로 제대로 중계하라. 왜 유선방송만 고집하는가. 시청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라."(김귀태)

"박찬호의 전경기를 중계한다고 독점 중계권을 따고 나서 이를 묵살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이희자)

MBC 인터넷 게시판이 뜨겁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지상파로는 잘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방영권을 독점 계약한 MBC는 케이블.위성 채널인 MBC-ESPN을 통해 주 10회 가량 중계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를 통해서는 주 1, 2회 방송에 그치고 있다. 프로야구를 좋아하지만 케이블이나 위성채널을 볼 수 없는 시청자들이라면 열불이 날 만하다.

왜 그런 것일까. 21일 열린 MBC 봄 개편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편성국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를 하게 되면 방송시간이 늘어나 외주 제작분도 늘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슨 소리인가. 현행 방송법상 프로그램을 편성할 때에는 방송국 자체제작분이 아닌, 외부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전체 프로그램의 35% 이상 편성해야 한다. 방송프로에 신선한 외부아이디어를 제공하려는 제도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품질관리의 어려움 등을 들어 방영을 꺼린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일주일에 7천3백25분 방송되고 있는데 야구중계를 하면 약 2백분 정도 더 늘어난다. 그러면 외주도 이에 비례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국내 선수들의 미국 진출이 늘면서 경기시간도 들쭉날쭉해져 시간대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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