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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뉴타운 '住.商혼합도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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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표적인 노후 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440번지 일대 10만여평이 2010년까지 뚝섬 숲.청계천 등과 어우러진 '도심형 뉴타운'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22일 상업.업무 시설과 함께 중저층 주택단지가 들어서는 '왕십리 뉴타운 개발 계획안'을 확정했다.

시는 도시계획 절차를 거쳐 9월께 이 일대를 도시개발지구로 지정한 뒤 올해 안에 사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중저층 주택 중심의 주거단지 조성=시는 고층 건물 중심의 도심 재개발 방식에서 탈피, 층수가 낮으면서도 많은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형태의 공동주택 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주거시설의 경우 인근 황학동 재개발 아파트(용적률 5백27%.35층)나 벽산아파트(용적률 2백65%.27층) 같은 고층.고밀도 개발을 하지 않고 5~7층으로 낮게 건설한다. 용적률은 1백80%~2백30% 수준이다.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파트를 사각형 형태로 짓고 그 가운데 정원.광장 등이 들어서게 하는 '중정(中庭)형'아파트가 도입된다.

지난해 10월 뉴타운 계획 발표 당시 뉴타운 시범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던 청계천변 1만㎡와 왕십리길에 인접한 남쪽의 상업.준주거 지역에는 고층 주상복합형 임대아파트가 건설돼 세입자와 독신자 등이 입주한다. 외국인과 중산층을 위한 고급 임대주택도 들어선다.

시 김병일 지역균형발전추진단장은 "현재 94%인 일반주거지역을 70% 내외로 줄이는 대신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각각 15% 정도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나오는 개발이익은 뉴타운지구 내 도시기반시설과 주택단지 개발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도심형 녹색타운'=시는 청계천.동대문운동장 공원.뚝섬 숲과 이웃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친환경적 뉴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복원되는 청계천 주변에는 수변시설을 설치하고 길음.은평 뉴타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광장을 겸한 쌈지공원 다섯곳과 중앙광장 한곳을 만들기로 했다.

金단장은 "뉴타운 내부에 녹지를 갖춘 연결보도를 만들어 공원과 광장을 연결하는 보행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라며 "청계천 물이나 지하철에서 나오는 지하수 등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실개천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뉴타운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보행 가로공원(길이 6백m, 폭 22.5m)을 설치하고 신설되는 초.중교 각 1개교는 공원화된 운동장과 지하주차장 등을 복합적으로 설치하는 도시형 학교로 건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에서는 뉴타운 내에 산학 연계 벤처타운을 건설하는 등 도심 기능 지원형 산업을 적극 유치하는 한편 상왕십리역 역세권과 마장로 주변의 상업 기능을 활성화해 도심과 부도심의 연결축 기능도 크게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금형공장 등 도심 부적격 업종으로 분류된 업체에 대해서는 시외곽 지역에 별도의 부지를 마련해 단계적으로 이전시키기로 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 자력개발=시에서는 시가 나서는 '밀어붙이기식 개발'이 아닌 재개발에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왕십리 뉴타운 개발 기본구상을 마련하는 데 참여한 정기용(鄭寄溶.건축과)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현재 뉴타운 대상 지역에 살고있는 4천2백여가구 가운데 80% 이상이 세입자며 주민의 30% 가량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등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 주민들과 협의해 뉴타운 개발 방식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구청과 주민.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당초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1천4백여평 규모의 시유지에 중층.고밀도 주택단지를 건설, 이곳에 주민을 이주시킨 뒤 빈 공간에 건물을 짓는 '순환 재개발'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왕십리 뉴타운 재개발 추진위 한태수 총무는 "최근 신축된 주택과 저층 노후불량 주택들이 섞여 있어 2백10% 내외의 용적률로는 주민들의 의견을 통일해 재개발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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