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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골치 테러 계속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작년 3월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의 한복판에서는 수만의 군중들에게 정의와 평화를 선교하던 「오스카·로메로」대주교가 무장괴한의 무차별 총격에 30명 여신도들과 함께 숨졌고 1년 뒤인 지난 5월에는 세계평화의 상징 교황「요한·바오로」2세가 바티칸의 베드로성당 앞에서 아르메니아계 터키청년의 총격을 받아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또 엘살바도르에서는 작년 12월 미국인 수녀3명과 여신도1명이 무참히 살해되기도 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요즘도 목요일마다 일단의 부인들이 대통령관저 핑크하우스 앞에 몰려들어 사라진 남편·아들·친척들을 찾아내라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작년 1년 동안 엘살바도르에서만 테러에 의해 숨진 사람이 무려 1만여 명이나 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직 생사조차 확인 안된 채 증발된 사람이 76년이래 6천∼2만4천 명에 이르고있다.
최근 미 CIA가 발표한 「국제테러리즘의 형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68년부터 80년까지 13년 동안 세계각지에서 발생한 테러행위는 모두 6천7백14건, 매년 평균 5백16건으로 이틀에 3건 골로 테러행위가 발생했다. 한 건의 테러사건 피해자는 1명에서 수백 명의 경우도 있다.
테러가 발생한 지역별로 보면 ▲서유럽이 2천2백6건(33%)으로 국내테러의 주요무대가 되었고 ▲다음이 중남미의 1천4백46건(21·5%) 그리고 ▲중동 1천3백82건(21%) ▲북미 6백74건(10%) ▲아시아 4백95건(7%) 등의 순이었다.
68년부터 13년 동안 1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낸 테러는 모두 1천4백35건으로 전체의 21%였으며 이중 2백13건이 80년 1년 동안 발생했다.
작년에 이처럼 많은 인명피해를 동반한 테러암살사건이 발생한 것은 시리아에서 「이슬람형제」에 의한 소군 테러사건,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벌어진 이란·이라크의 상대방외교관 테러사건, 세계각지에서 벌어진 아르메니아독립단체에 의한 터키외교관 테러사건 등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테러행위의 흐름은 크게 두개의 양상을 띠고있는데 첫 번째가 주요 테러대상이 서방측 인사라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모든 테러사건의 30%이상이 서구에서 발생했다는 것과 미국인과 캐나다인, 그리고 서구인들이 주요 테러대상이 되어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로 뒷받침된다.
특히 미국외교관들과 해외 미국재산이 테러의 단골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서방세계의 상징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년 1년 동안 미 외교관이 대장이 되었던 테러사건은 모두 1백12건이었다.
두 번 째의 흐름은 국가에 의해 테러행위가 저질러진다는 것이다.
72년이래 국가에 의한 테러행위는 매년 나타나고 있고 최근 들어 부쩍 늘고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72년 이후 국가에 의한 테러행위는 1백 건 이상 발생했는데 대부분 중동에서 일어났고 주요 테러대상이 외교관이라는 점과 암살 및 암살기도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간동안 40명이 암살되었고 적어도 33명이 국가에 의한 테러행위로 부상당했다.
직접 테러행위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방법으로 국제테러행위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의 활동을 보면 다음과 같다.
▲소련=민족해방운동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국제테러집단과 테러국가에 무기수출을 함으로써 국제테러행위에 간접 참여하고 있다. 가장 좋은 예가 국제테러집단의 대부역할을 하고 있는 리비아에 엄청난 군사원조 및 무기를 제공하고있다.
이밖에 중남미에서는 쿠바를 앞세워 테러집단에 군사무기를 대주고있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국제테러행위에 연루되고 있는 각종 게릴라단체 민족해방기구에 지원을 하고있다.
▲리비아=「가다피」 정부는 가장 널리 알려진 국제테러행위의 대부라고 서방측은 주장하고 있다.
「가다피」대통령은 물론 절대 테러집단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있다.
▲남 예멘=국제테러집단에 시설 및 훈련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시리아=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주요후원자로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이라크=지난 2년 동안 테러집단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였지만 아랍해방전선(ALF) 등 급진팔레스타인 게릴라들에 지원을 아직 하고 있다.
▲쿠바=「카스트로」정부는 공공연히 무력에 의한 혁명을 부르짖으면서 중남미에 테러수출을 하고 있다. 무기·훈련·자금뿐만 아니라 이념·전술까지도 중남미에 적극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제테러행위가 줄어들 전망은 흐리다.
미 CIA보고서는 ▲대부분의 테러사건이 개념상 단순화하여 「히트·앤드·런」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효과적인 테러방지가 쉽지 않고 ▲미국과 같은 영향력 있는 국가의 외교관 기업가들이 계속 국제테러의 주요대상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중남미와 중동이 계속 테러의 주요무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동지역에서의 각 국 정부가 후원하는 암살테러행위가 계속될 것이며 ▲팔레스타인계통의 테러그룹이 아직도 능력을 갖고있어 이들에 의한 국제테러행위가 중지될 것 같지는 않고 ▲터키외교관들에 대한 아르메니아비밀군(ASA)의 암살테러행위가 더욱 격화될 것 같으며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남미지역에서의 국제테러행위가 이 지역의 정치적 불안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미 CIA는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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