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진「정상탈취」이어 김철호「방어전」|29일 부산서, 미 월리·젠슨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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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젠슨, 어제 서울에>
김환진의 무더위를 씻어준 통쾌한 KO승에 이어 꼭 10일만인 오는29일 부산에서 WBC슈퍼플라이급챔피언 김철호가 미국의 도전자「월리·젠슨」을 맞아 2차 방어전을 벌인다.
특히 김환진은 도전자의 입장이어서 어느 정도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김철호는 방어자의 위치여서 부담이 무겁다는 반대의 양상을 띠고 있어 한국프로복싱은 10일 동안에 도전과 방어의 상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철호의 2차 방어전은 WBC지명전.
김은 이 대전을 승리하는 경우 앞으로 2∼3차례 선택방어전을 벌일 수 있어 챔피언 롱런의 결정적 고비를 맞고 있다. 랭킹1위로 27세의 흑인인「월리·젠슨」은 20일 밤 트레이너와 매니저 등 3명의 일행과 함께 인근, 서린호텔에 여장을 풀고『김에 대해선「오로느」와의 대전 필름을 통해 알고 있다. 러키펀치 한방으로 챔피언이 됐다는 것은 한국 팬들도 나와 생각이 같은 것이다. 이번엔 나에게 타이틀 벨트를 넘겨줄 절차만 남아있다』고 마치「알리」처럼 떠벌렸다.
루이지애너주 출신의「젠슨」은 현USBA(미국권투협회)플라이급 챔피언이다. 26승(10KO) 2무1패로 경량급으로 KO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1패는 지난75년 현WBC밴텀급 챔피언 「루페·핀토크」(멕시코)에게 7회 KO당한 것이다.
또 2무승부는 전WBC플라이급챔피언인 박찬포에게 KO패한「쿠티·메스파다스」(멕시코)와 김철호에게 KO로 타이틀을 뺏긴「라파엘·오로느」(베네쉘라)와의 대전에서 각각 기록한 것이다.「젠슨」은 무수히 잼과 스트레이트를 던지며 클린치도 잘하는 제비같이 빠른 기교파로 알려져 있다. 힘이 있으나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김철호가 어떻게 이 고비를 넘길지 자못 걱정하는 측도 있다.

<김환진 1차 상대 일 도까시끼 유력>
한편 WBA주니어플라이급 새 챔피언 김환진에 대해선 1차 방어전 상대가 누구이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김은 75일 이내(10월2일 이내) 에 옵션에 따라 전 챔피언「구시껜·요오꼬」의「가네히라」매니저가 정한 장소에서 지정한 복서와 방어전을 벌여야한다.
전호연 매니저는 옵션을 사들일 의사도 비친 바 있지만 좌우지간 김환진의 1차 방어상대는 일본이나 필리핀 등 동양권 복서임에는 틀림없다.
「가네히라」측이 내세울 일본도전자로는 제2의「구시껜·요오꼬」로 불리는 신예「도까시끼·가쓰오」(20).
12승(1KO) 1무1패의「도까시끼」는「구시껜」과 같은 오끼나와 출신이며 스파립 파트너로 복싱을 수업, 지난 6월2일OPBF 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인 김용현(WBA동급3위)과의 논타이틀전에서 판정승을 거두면서 일약 유망주로 부각된 선수.
그러나 일단 1차 방어전은 협상여하에 따라 크게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10일 사이에 잇따라 벌어지는『도전과 방어』의 접전이 모두 어떤 대단원의 막을 내릴지.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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