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좌석 등받이 다툼…델타 항공기 또 비상착륙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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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등받이를 뒤로 제치지 못하게 하는 무릎보호장치. 연방항공국(FAA)은 이 장치 사용 허용 여부에 대해 각 항공사 재량에 맡기고 있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는 사용을 불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내 좌석간 공간확보를 놓고 승객간 마찰로 회항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뉴욕발 덴버행 유나이티드항공기가 한 승객이 노트북 사용을 위해 좌석 등받이를 뒤로 젖히지 못하게 하는 무릎보호장치(Knee Defender)를 사용하면서 다른 승객과 싸움이 발생해 시카고에 불시착한데 이어 2일에도 뉴욕발 팜비치행 델타항공기가 역시 앞좌석 승객이 좌석 등받이를 젖히자 이에 격분한 승객이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퍼붓는 바람에 잭슨빌에 비상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비상 착륙 소동은 모두 좁은 기내 좌석에서의 개인공간 확보를 둘러싸고 감정적 말싸움이 시작돼 기내 소란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주요 언론들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수익 올리기에 급급한 미 국내선 항공사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사들이 수하물 요금 및 예약 수수료 부과에 이어 수익률이 좋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늘리면서 이로 인해 줄어든 공간에 맞춰 슬림한 좌석 채용으로 좌석간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유나이티드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각각 에어버스 A319s?A320s과 보잉737s에 6석씩을 추가했으며 알라스카항공은 보잉 737-800s와 737-900s에 각각 6~9석을 증설하면서 좁아진 좌석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젯블루 역시 일부 좌석간 거리를 33인치에서 32인치로 줄였으며 스피릿항공도 에어버스 320기에 좌석간 거리를 28인치로 줄이면서 178석을 마련해 유나이티드항공의 동일 기종 좌석수 138석보다 40석을 더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좌석 승객이 등받이를 뒤로 제치게 되면 안그래도 좁은 공간이 더 좁아지기 때문에 승객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되며 결국 보다 넓은 공간을 누리기 위해서는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미 국내선 이코노미석의 좌석간 거리(pitch)는 28~34인치이고 좌석 등받이폭은 17~18.5인치이지만 유나이티드항공이나 델타항공과 같이 국제선, 국내선을 모두 운항하고 있는 경우에는 국내선 노선이라도 기종에 따라 이코노미석 좌석간 거리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380기를 운항하고 있는 국적항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LA-인천 노선의 경우에는 좌석간 거리가 34인치인데다가 슬리머 좌석 채용으로 실제 공간이 더 여유로워져 지금까지 좌석 공간을 놓고 불만이나 문제가 야기된 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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