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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표 '신공' 축구, 이청용을 따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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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축구대표팀의 기성용과 차두리·이청용·이근호(왼쪽부터). 표정들이 밝고 분위기도 좋다. [파주=김진경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화끈한 공격 축구로 승부를 건다. 속 시원한 승리와 함께 브라질 월드컵 부진의 그림자를 씻는 게 목표다. 성패는 ‘블루 드래곤’ 이청용(26·볼턴)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는 새 전술이 먹히느냐에 달려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 베네수엘라(5일 부천종합운동장), 랭킹 6위 우루과이(8일 고양종합운동장). 추석 연휴를 즈음해 열리는 두 차례 A매치의 상대는 모두 한국(57위)보다 랭킹이 훨씬 높다. 두 경기는 떨어진 한국 축구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릴 출발점이다. 홍명보(45) 전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무2패로 예선 탈락해 실망을 안겼다. 이후 홍 감독이 물러나고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총사퇴하는 등 축구계가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감독 대행 역할을 맡은 신태용(44) 코치는 성남 사령탑 시절 보여줬던 ‘신공(신나게 공격) 축구’를 A매치 2연전의 키워드로 정했다. 4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 코치는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여 월드컵 부진에 실망한 축구팬들의 마음을 다독이겠다.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전술로 재미와 승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신 코치는 미드필드진이 역삼각형 모양으로 포진하는 4-1-2-3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공조하며 경기 흐름을 공격적으로 이끄는 형태다. 지난 2일 소집한 대표팀 멤버들은 첫날부터 강도 높은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적극 가담할 땐 무려 7명이 상대 진영 깊숙한 지점까지 진출하는 등 공격 비중을 크게 높였다.

 선발 라인업 윤곽도 일찌감치 드러났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가입에 한 경기만을 남긴 이동국(35·전북)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전망이다. 손흥민(22·레버쿠젠)과 조영철(25·카타르SC)이 좌우 날개로 포진한다. 미드필드진은 이청용·이명주(24·알아인)·기성용(25·스완지시티)으로 꾸려지고, 김민우(24·사간도스)·김영권(24·광저우헝다)·김주영(26)·차두리(34·이상 서울)가 포백을 이룰 것으로 모인다. 골키퍼는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이 유력하다.

 전술의 중심은 이청용이다. 신 코치는 종아리 부상을 당한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25·마인츠)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붙박이 오른쪽 윙어’ 이청용을 중앙으로 돌렸다. 공간 활용, 패싱력 등 플레이메이커로서 이청용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원 파트너 이명주, 한 발 아래 포진할 ‘절친’ 기성용과의 콤비플레이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신 코치는 “청용이는 돌파가 좋은 선수로만 알려져 있지만, 시야가 넓고 공간 패스도 수준급이다. 미드필더로서 이청용의 새로운 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세트피스도 섬세하게 다듬었다. 프리킥과 코너킥 찬스를 가정한 패턴 플레이를 반복 연습했다. 기성용·김민우·박종우 등 전담 키커들이 직접 슈팅하거나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의 슈팅 찬스를 만드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이청용은 “A매치 두 경기에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시도할 생각이다. 무조건 이기고 싶다. 추석 연휴를 맞아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부천=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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